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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가 몸에 좋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정확히 어디에 어떻게 좋은지를 묻는다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될 것. 이번 기회에 만능 건강식품 ‘유자’에 대해 정확히 알아보자. 당신도 유자와 사랑에 빠지게 될 것.
1. 비타민C, 구연산 등 영양의 보고
유자는 다른 과일에 비해 비타민C, 구연산, 엽산 등의 성분이 풍부하다. 그 가운데 으뜸은 비타민C 함유량이다. 유자 100g에는 105mg의 비타민C가 들어 있다. 이는 레몬의 1.5배로 과일 중 으뜸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인의 비타민C 하루 최소 권장량이 70㎎인 것을 감안하면 유자는 ‘비타민C의 보고’나 마찬가지인 셈. 유자가 감기예방과 피부미용에 효과적인 것도 그 때문이다. 유자에 들어 있는 비타민C는 알코올 분해를 도와 숙취해소에 좋다. 유자는 흡연자에게도 도움이 된다.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김현숙 교수는 “담배 한 개비를 피우면 약 25mg의 비타민C가 파괴된다. 흡연자가 유자를 섭취하면 파괴된 비타민C를 충분히 보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자를 먹으면 신맛과 단맛이 나는데, 이는 유기산 때문이다. 유자에는 유기산 중에서도 구연산이 많이 함유돼 있다. 구연산은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도와 노화와 피로를 방지하며, 몸속에서 생기는 젖산이라는 노폐물을 제거해준다. 유자에는 엽산도 풍부하다. 유자 100g에는 약 30mg의 엽산이 함유돼 있다. 임산부에게 엽산이 부족하면 기형아를 낳거나 조산할 확률이 높은데, 유자를 먹으면 이를 예방할 수 있다. 일본 고치대 사와무라 교수는 한 발표에서 "유자에는 피닌, 미르신, 터르피닌 등의 성분이 많으며, 이들은 비타민E보다 더 우수한 항산화 작용을 한다"고 말했다. 항산화 성분은 우리 몸의 노화를 촉진하고 암 등 각종 질병을 유발하는 활성산소의 작용을 억제한다.
한의학 고서인 《본초강목》에는 '유자를 먹으면 몸이 가벼워지고 수명이 길어진다'고 나와 있다. 여성미한의원 조선화 원장은 “유자의 신맛은 간으로 들어가 피로와 스트레스를 풀고, 유자 껍질은 혈압을 낮춘다. 유자는 또 심장과 폐의 열을 삭혀 가래를 없애고, 가슴에 맺힌 한을 풀어내는 데도 효과적이다”라고 말하며 “유자는 찬 성질이 있으므로 장이 약하거나 설사를 자주 하는 사람은 많이 섭취하는 걸 자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 버릴 게 없다! 껍질까지 영양 덩어리
대개의 과일은 과피 즉, 껍질쪽으로 갈수록 영영 성분의 종류와 영양 성분의 함량이 높아진다. 유자도 마찬가지다. 유자의 노란 껍질 속에는 당질, 인, 칼슘, 철분, 니코틴산 등이 들어 있다. 그 중 칼슘에 주목하자. 유자 껍질에는 사과나 배보다 더 많은 양의 칼슘이 들어 있다. 뼈의 성장기에 있는 어린이와 청소년, 골다공증에 걸릴 위험이 있는 중년 여성이 유자를 먹으면 좋은 이유다.
유자 껍질에는 헤스페리딘 햠량도 풍부하다. 김현숙 교수는 “헤르페리딘은 고혈압과 암, 그리고 다양한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유자를 먹을 때는 껍질까지 먹어야 건강에 더 좋다”고 말했다.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황인경 교수는 ‘유자에서 추출한 카로티노이드 성분을 실험용 쥐에 투여한 결과 카로티노이드 성분을 투여하지 않은 쥐보다 전립선암 발생 빈도가 크게 낮았다’며, “카로티노이드 성분은 과육보다 과피에 더 많이 함유돼 있다. 유자차를 마실 때 과피 부분까지 먹는 것이 암 예방에 효과적이다”라고 발표했다.
3.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만능 과일
유자는 보통 차로 만들어 마신다. 유자를 알맞게 썰어 설탕이나 꿀물을 넣고 병에 담아 밀봉한 뒤 서늘한 곳에 4∼5개월 놔두면 유자청이 생긴다. 끓는 물에 적당량의 유자청을 넣으면 유자차가 완성된다. 얇게 썬 유자를 끓는 물에 몇 조각씩 띄워 우려 마셔도 된다. 유자차는 기침, 두통, 신경통 등에 효과가 있다. 유자는 또 잼, 젤리, 양갱 등을 만들어 먹는다. 유자즙은 드레싱이나 식초, 음료수로 이용한다. 유자 껍질은 가루를 내 향신료로 쓴다. 유자로 담근 술은 기관지 천식과 기침, 가래를 없애는 데 좋다.
간혹 유자의 쓴맛에 거부감이 든다는 이도 있다. 유자의 쓴맛은 하얀색 속껍질과 씨에서 나온다. 그런 사람은 유자청을 만들거나 유자 껍질을 이용해 요리할 때 하얀색 속껍질과 씨를 제거하면 된다. 유자 껍질을 이용해 만드는 요리가 많은 만큼 유자는 깨끗이 씻을 필요가 있다. 유자를 끓는 물에 2분 정도 데치거나 식초물에 담그면 깨끗하다.
국내 유자 산지는 전남 고흥, 완도, 장흥, 진도와 경남 거제, 남해, 통영 등이다. 그 중에서도 전남 고흥 유자가 가장 유명하다. 유자는 모양이 동그랗고 흠집이 없으며 껍질이나 꼭지가 마르지 않은 걸로 고른다. 냄새를 맡았을 때 유자 특유의 향이 나는 게 좋다.
유자를 한꺼번에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황색 색소가 피부에 침착돼 피부가 노랗게 될 수 있으니 주의한다. 이 경우 시간이 지나면 황색 색소가 대소변으로 배출돼 본래의 피부색으로 되돌아가니 크게 걱정하진 않아도 된다. 일반적으로 하루에 유자차 2~3잔 정도를 마시는 게 적당하다.
사진 스튜디오 상상공작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