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5. 19.
거창군 보해산과 금귀산을 오르다.
파이 서비스가 종료되어
더이상 콘텐츠를 노출 할 수 없습니다.
보해산(911.7m)
경남 거창군과 경북 김천시 경계를 이루는 우두령재와 수도산(1,317m) 사이에서 거창군으로 가지를 치는 능선이 있다. 이 능선은 웅양면과 가북면 경계를 이루며 남진하면서 약 3km 거리에서 양각산(1,145m)과 흰대미산(1,018.1m)을 일으킨 다음, 약 4km 거리인 회남령부터 웅양면에 이어 주상면과 가북면 경계를 이루며 계속 남진한다.
회남령을 뒤로하는 이 능선은 남쪽 약 4km 거리에서 암골미가 빼어나게 아름다운 산 하나를 들어 올려 놓았는데, 이 산이 보해산(911.7m)이다.
보해산에서 계속 뻗어내리는 산릉은 약 3km 거리인 666m봉에서 남서쪽으로 금귀산(837m)을 분가시키고 남동으로 방향을 틀어 88올림픽고속도로가 넘는 살파재에서 잠시 고도를 낮춘 다음, 박유산(712m)을 들어올린다. 박유산에서 계속 남진하는 산릉은 일산봉(628m)과 감토산(517.6m)을 빚어놓고는 나머지 여맥을 황강과 합천호에 가라앉힌다.
보해산은 가북면 용산리에서 북서쪽으로 올려다 보이는 산이다. 이 산은 정상을 중심으로 약 1km 길이로 형성된 암릉 상에 여섯 개의 암봉이 연이어져 설악산 용아릉의 축소판 같은 기경을 이루고 있다. 여기에다 산속으로 들어서면 곳곳에 빽빽하게 들어찬 노송군락이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예전부터 송이산지로 유명해서 가을 송이철에는 산 전체가 외지인 출입을 금지시키는 산이다.
산행 들머리는 용산리 주차장에서 송라교를 건너면 오른쪽으로 굽도는 콘크리트 포장 농로가 나온다. 이 농로로 들어서면 정면으로 보해산 암릉이 마주 보인다. 10분 거리에 이르면 포장길은 끝나고 좁은 임도로 이어진다. 왼쪽으로 밭을 끼고 임도를 따라 20분 올라가면 합수점에 닿는다. 합수점에서는 오른쪽 계곡 안으로 837m봉과 정상 사이 안부로 오르는 계곡길과 그 왼쪽으로 837m봉으로 직등하는 능선길이 갈린다. 두 코스 모두 오를 때 이용해도 좋으나 하산 코스로 이용하는 것이 더 좋다.
합수점에서 계속 임도를 따라 10분 거리에 이르러 나오는 다리를 건너 4~5분 더 오르면 임도를 벗어나 오른쪽 분지로 들어서는 등산로가 나온다. 임도는 계속 금귀산쪽으로 이어진다. 분지 방면 산길로 들어가면 오른쪽으로 하늘금을 이룬 보해산 암릉이 한눈에 들어온다. 5분 올라가면 억새밭이 수천 평 펼쳐진다. 억새밭을 지나 약 200m 거리에 이르면 길은 왼쪽 계곡 방면 잡목숲으로 이어진다. 계곡 안으로 발길을 옮겨 약 15분 올라가면 주능선 사거리 안부에 닿는다. 안부에서 남쪽 금귀산 방면 길목에는 나뭇가지들이 가로놓여 있다.사거리 안부에서 북쪽 능선길로 들어서면 곧이어 하늘을 가리는 소나무숲이 시작된다. 갈비가 푹신거리는 길을 따라 25분 거리에 이르면 오른쪽으로 능선길이 갈라지는 삼거리가 나온다. 오른쪽 능선길은 올라올 때 보았던 합수점으로 내려서는 길이다.
삼거리를 뒤로하고 계속 소나무숲을 10분 올라가면 바위지대가 시작된다. 초입부터 급경사여서 만만치 않다. 급경사 바위지대에는 곳곳에 밧줄이 매여 있다. 먼저 8m 밧줄을 잡고 급경사 바위를 올라가면 정면으로 무너질 듯 가파른 바위 아래에 닿는다. 이 바위를 왼쪽으로 횡단하면 45도 경사 바위를 6m 밧줄을 잡고 내려간다. 왼쪽 10m 높이 절벽 위로 난 횡단지점을 통과해 주능선 암릉 서쪽 사면으로 이어지는 급경사 길을 따라 10분 가량 올라가면 5m 밧줄이 매어져 있는 세미클라이밍 장소가 나타난다.
이 밧줄 구간을 기어올라 급경사 바윗길을 약 100m 올라가면 첫번째 암봉인 837m봉을 밟는다. 이제부터 기가 막힌 조망이 펼쳐진다. 정상 방면으로 톱날처럼 이어지는 암릉이 절로 무릎을 치게 한다. 837m봉을 내려서서 안부를 지나 두번재 암봉을 기어 오르면서 오른쪽 아래로 등골이 오싹해지는 수십 길 절벽이 내리꽂힌다. 용산리 주차장에 세워둔 승용차가 손톱만하게 내려다보인다.
두번째 암봉을 뒤로하고 세번째 암봉에 오르면 정면으로 마주보이는 네번째와 다섯번째 암봉이 진경 산수화처럼 마 주 보인다. 아름다운 풍경에 발길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 세번째 암봉을 내려서서 7~8분 거리에 이르면 남동쪽 합수점으로 내려서는 안부 삼거리에 닿는다.
다시 급경사 바윗길로 10분 올라가면 네번째 암봉에 닿는다. 여기서 정면으로 바라보는 다섯번째 암봉도 일품이다.네번째 암봉을 내려선 다음 안부를 지나 15분 가량 올라가면 동쪽으로 의상봉(일명 이상봉)이 마주보이는 다섯번째 암봉을 밟는다. 다리쉼하며 즐기는 조망이 일품이다. 남동쪽으로는 비계산이 보이고, 그 오른쪽 아래로 가조분지 너머로는 두무산과 오도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남으로는 금귀산 왼쪽으로 오도산과 박유산 줄기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다섯번째 암봉을 뒤로하고 평지길 같은 능선을 따라 10분 거리에 이르면 더 오를 곳이 없는 보해산 정상이다. 삼각점(무풍25)이 있는 정상에서 펼쳐지는 조망도 놓칠 수 없다. 서쪽으로는 기백산과 금원산 줄기가 하늘금을 이루고, 북으로는 이 산의 모산인 수도산이 양각산, 흰대미산과 함게 시야에 와닿는다. 북서쪽으로는 단지봉, 두리봉, 깃대봉 산릉위로 가야산 정상이 보인다.
하산은 가북면 소재지 방면 북동릉(암릉)을 타고 1시간 거리인 무덤을 지나 가천천을 건너는 다리 앞으로 내려서는 코스가 괜찮다. 이 코스로 내려서서 주차장까지 도로를 따라 약 2km를 걸어 나와야 한다. 또는 네번재 암봉을 지난 안부 삼거리에서 남동쪽 계곡으로 하산해도 된다.
금귀산(金貴山 827m)
거창읍 양평리 당동에 있으며 산 고스락을 중심으로 거창읍 학리, 주상면 거기리, 남하면 둔마리, 가북면 용산리, 가조면 장기리를 품고 있다.
옛 사람들이 금귀산을 가프쳐 철인처럼 우뚝 솟고(哲人0立), 신령스런 굴이 있는산이라 부르며 영산(靈山)이라 하였다.
귀중한 산이란 뜻으로 금귀산 또는 금귀봉이라 하였으며 산의 모양새가 탕근같다하여 탕근산이라 부르기도 하고 거북형상 같다 하여 금구산(金龜山) 또는 구잠(龜岑)이라고도 하였다. 또 거창분지의 한가운데에 우뚝 솟아 조선끝 무렵 1895년까지 봉화의 불씨를 이어왔던 산이었던 까닭에 봉우산 또는 봉수산이라 부르기도 한다.
거창 분지 중심부에 솟아 있는 금귀봉 정상에는 봉수대와 수비인들이 살았던 흔적이 남아 있다.
금귀봉 봉수길은 남해 금산을 기점으로 사천, 진주, 삼가, 합천 지나 묘산 소흘산에서 금귀봉으로 이어지며, 북쪽 기발흘산, 대덕산 거쳐 조령 넘어 서울 남산으로 이어져 외적의 침입을 알렸다.
동국여지승람에 금귀산 고성 석축은 주위가 1,587척으로 꼭대기에 샘이 둘 있다고 전한다. 옛 가소성으로 보는 금귀봉 돌성에는 현재도 샘터와 금귀사 절터 등이 남아있다.
금귀봉 동남쪽 기슭 석장골에는 지난 1971년 발굴된 고려 초기 문마 벽화고분(사적 239호), 양평리 석조여래입상(보물 377호) 등의 문화 유적이 있다.
특히 벽화가 발견된 고분은 고려 호족의 무덤으로, 피리부는 천녀와 춤추는 남녀의 모습이 푸른색, 황갈색, 검은색 등으로 묘사돼 있다.
거창읍내 유물전시관에서 이 「천인주악상」을 원형대로 본 뜬 그림을 볼 수 있다.
거창읍에서 동쪽으로 4㎞ 떨어진 양평리 봉우당골이 산행 들머리다. 괭이봉 위쪽 범어치재 능선 인부로 올라서 동쪽 암릉길로 간다. 송곳바위 지나 고성터를 밝고 올라서면 넓은 터가 나온다. 샘터는 산죽밭으로 내려가서 왼쪽으로 있다.
샘터에서 북쪽으로 15분 더 가면 정상이다. 하산은 북서쪽 소나무 능선길로 한다. 장고개 금굴 기치 사기막골 아래 학리 외학으로 내려가면 원동마을이다. 금귀봉에는 겨울에도 따스한 김이 나는 숨구멍, 땅새로 오른 길에 항우장사가 남겼다고 하는 다섯 손톱 자국 난 바위, 여근바위, 남근석, 송곳바위 등 볼거리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