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는 '기능성 식품'?
'뼈에 좋은 우유' '편안한 잠을 위한 우유' 등 기능성 우유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우유 속에서 추출한 기능성 성분을 강화한 뒤 이를 다시 우유에 넣은 것이다.
최근에는 우유의 항암·항혈전 효과도 부각되면서 기능성 식품의 원료로도 주목 받고 있다. 이미 우유 단백질 중 하나인 '락토페린(Lactoferrin)'은 이미 건강기능 식품의 원료로 이용되고 있다. 신생아의 장내에서 좋은 균인 비피더스균이 정착할 때까지 대장균의 증식을 저지하고, 철 흡수를 도와 빈혈 등에 도움을 준다.
연세대 생명과학기술학부 윤성식 교수는 "기능성 식품뿐 아니라 의약품 원료로의 이용 가능성을 모색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우유에 든 대표적인 기능성 물질은 'CPP(카제인 포스포 펩타이드)'. 칼슘 흡수를 돕는 단백질이다. 칼슘은 얼마나 섭취하는가도 중요하지만 장(소장)에서 얼마나 흡수되는 지가 더 중요하다. CPP는 소장에서 칼슘과 결합해 장 점막에 잘 흡수되게 한다.
'OPP(오피오이드 펩타이드)'는 모르핀과 같은 진통 효과가 있어 환자 치료 시 사용되고 있고, 혈압을 낮추는 것도 밝혀졌다. '비피더스균 증식 펩타이드'는 장내 좋은 균인 비피더스균을 증식시키고 위암의 원인인 헬리코박터균을 무력화시키는 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위장병 치료제로 사용하기 위해 연구 중이다.
숙면에 도움을 주는 것은 우유 단백질 중 '트립토판'. 트립토판이 당과 함께 몸에 흡수되면 '세로토닌'으로 저장된다. 세로토닌은 잠을 잘 오게 한다.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김숙희 명예교수는 "밤에 잠이 안 올 때 우유에 설탕 한 숟가락을 넣고 따뜻하게 데워 한 잔 마시라고 하는 이유는 바로 세로토닌 때문"이라고 말했다.
-
- ▲ 사진=낙농자조금관리위원회 제공
- ▲ 사진=낙농자조금관리위원회 제공
◆우유가 비만을 예방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비만인 사람의 식단을 분석해보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칼슘 섭취량이 적었다. 2004년 미국 하버드의대 연구팀이 하와이에 사는 9~14세 소녀 323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유제품을 통한 칼슘 섭취량이 많은 소녀들이 그렇지 않은 소녀들보다 표준 체중에 가까웠고, 허리 부분의 지방량은 적었다. 연구팀은 칼슘이 몸의 지방 축적을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특히 유제품에 든 칼슘이 체중과 복부 지방과의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칼슘이 지방 세포에 지방을 저장시키는 것을 막고, 소장에서 지방 흡수를 돕는 담즙산의 기능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우유를 마시면 지방이 덜 흡수돼 비만 예방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우유의 칼슘, 칼륨, 마그네슘 등은 고혈압 환자의 혈압을 낮추는 데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천안 연암대 축산가공학과 박승용 교수는 "비만 예방 효과를 얻으려면 하루에 칼슘 1000㎎ 이상을 섭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2007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칼슘 섭취량은 영양섭취 기준의 63.4%에 불과하다.
◆우유, 하루 한 잔은 마셔라
한국인의 하루 우유 섭취량은 66.5g. 미국(223.6g)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한국인의 식사지침인 '식품교환법'을 보면 20세 이상 성인이 하루에 필요한 '우유군' 권장량은 200mL 우유 1회 섭취다.
우유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부족하기 쉬운 단백질, 칼슘, 비타민B2, 비타민B12를 공급해준다. 단백질 중에서 특히 쌀이 주식인 사람들에게 부족하기 쉬운 '리신' 함량이 높다.
일반 칼슘 보충제의 인체 흡수율은 40% 안팎에 그치지만, 우유에 함유된 인, 비타민D, 비타민K, 단백질 등이 칼슘 흡수를 촉진해 우유 속 칼슘의 흡수율은 70% 이상이다.
우유는 단백질 대사와 심혈관계, 신경 조직에 필요한 비타민B2의 공급원으로도 적합하다. 낙농자조금관리위원회 자문위원 진현석 박사는 "우유 한 잔(200mL)을 마시면 하루 필요한 비타민, 미네랄의 3분의 1 정도를 섭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lk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