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국장 두부 두유… 콩 음식은 암 잡는 ‘천적’
《암은 세포의 유전자에 손상이 생겨 세포 성질이 정상에서 이탈하는 데서 시작한다. 이후 비정상적인 세포가 자라면서 암 덩어리가 된다.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변하는 원인 중 하나는 비타민과 무기질 부족, 지방과 독성물질 과다 섭취 등 잘못된 식생활에서 비롯된다. 반면 항암작용이 뛰어난 식품으로 알려진 마늘, 시금치, 고추, 홍삼, 녹차, 들깨, 양파, 버섯, 된장, 쑥 등은 암을 유발하는 활성산소를 억제한다.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은 암을 예방하는 데 약이 되기고 하고 독이 되기도 한다. 식탁에 자주 오르는 음식 중 암을 예방하는 효능을 가진 음식을 알아본다.》
매일 마늘6쪽 위암발생률 50% 낮춰… 현미 잡곡밥도 큰 도움
시금치 버섯 미역 부추 항암효과… 녹차 배 포도 인삼차도 좋아
○ 청국장 유방암 예방 효과
청국장(된장)에는 ‘제니스테인’이라는 물질이 들어있다. 이 물질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구조가 비슷해 유방암을 예방한다. 암 예방 기능성 물질인 펩타이드, 아미노산, 사포닌 등도 많다.
청국장의 위력은 재료인 콩에서 나온다. 콩에 들어 있는 이소플라본은 전립샘암을 예방하는 데도 탁월하다.
하루 콩 섭취량은 35g(2, 3큰스푼)이 적당하다. 매끼마다 콩밥, 두부, 두유, 콩자반 등을 먹는 것이 좋다. 메주콩을 불려서 삶아 갈아 만든 콩물을 매일 1컵 정도 마시는 것도 효과적이다. 다만 콩을 하루 60∼100g씩 과다 복용하면 여성호르몬이 지나치게 많아져 유방암을 예방하는 데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콩보다 청국장이 좋은 것은 콩의 제니스틴 성분이 발효되는 과정에서 제니스테인 성분으로 전환되면서 더 많은 항암물질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오래 발효된 된장이나 청국장, 낫토(일본식 청국장) 등이 다른 발효식품보다 항암효과가 높다.
현미밥, 잡곡밥은 위암에 좋은 식품이다. 현미, 콩 등 잡곡은 소화하기 어려워 위에 더 부담을 준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이 아니다. 잡곡은 위의 활동량을 늘려 소화 작용을 활성화시켜 위암도 예방한다.
○ 김치 항암효과 탁월
김치 속 마늘은 발암물질의 독성을 줄여 위암, 대장암 발생을 감소시킨다. 매일 마늘을 6쪽씩 먹는다면 위암 발생을 30∼50% 줄여줄일 수 있다
배추 속 식이섬유는 발암물질이 대장 점막을 접촉하는 것을 막는 효능이 있다. 장 건강을 유도해 직장암과 결장암을 예방한다.
양념으로 쓰이는 고추도 마찬가지. 독특한 매운맛을 내는 캅사이신은 발암물질의 활성화를 억제해 세포조직의 손상을 막는다. 고추가 자극적이라 위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속설과는 달리 일상적인 수준의 고추 섭취량으로는 위 점막이 손상되지 않는다.
단 김치는 너무 짜거나 맵게 담그면 항암효과가 줄어든다. 김치를 너무 짜게 담그면 염분이 오히려 암을 유발하므로 위암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나친 염분은 김치 자체가 지닌 항암효과를 약화시킬 수도 있으므로 일반 소금 대신 죽염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채소는 시금치나물, 버섯 가지 볶음, 미나리 혹은 미역무침, 부추전 등이 항암 효과가 좋다.
시금치는 DNA를 복구하는 암 예방 성분이 풍부해 위암과 대장암 발병률을 감소시킨다. 엽산이 부족하면 손상된 DNA를 복구시키는 능력이 떨어지는데 시금치는 엽산을 공급한다. 단 시금치는 너무 오래 삶거나 끓이면 좋은 성분이 삶은 물에 유출되므로 적당히 데치는 것이 좋다.
기름에 살짝 볶은 버섯, 가지도 항암 반찬이다. 버섯 속 베타글루칸은 간암 예방에 효과적이다. 알칼로이드, 페놀화합물, 클로로필, 식이섬유소 등 암 예방 물질도 들어있다.
당근 볶음도 폐암 예방에 좋다. 당근 속 베타카로틴 때문이다. 베타카로틴은 당근의 껍질 부분에 많으므로 껍질을 깎기보다 깨끗이 씻어 그대로 먹는 것이 좋다.
미나리 무침도 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미나리 속 퀘르세틴은 항산화물질로 유방암, 대장암, 난소암, 위암, 방광암 등을 예방한다. 미나리는 끓인 소금물에 데친 후 섭취한다.
부추는 돌연변이 유발을 억제해 위암, 유방암, 간암 세포의 성장을 억제한다. 부추김치의 항암효과는 배추김치보다 높고 된장과도 찰떡궁합이다. 된장국에 부추를 넣으면 된장의 짠맛이 감소되고 된장에 부족한 비타민A와 비타민C가 보충된다.
○ 녹차와 인삼차 암세포 증식 막아
후식으로 먹는 배와 포도는 암 예방 효과가 좋다.
배는 대장암, 유방암 발생 위험을 줄이고 특히 탄 음식으로 발생하는 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포도의 레스베라트롤은 유해물질의 독성을 완화시켜 유전자 변형을 막고 비정상 세포의 증식을 억제한다. 레스베라트롤은 유방암, 전립샘암, 대장암, 폐암 세포를 죽이는 유전자를 활성화시킨다. 포도 껍질과 씨를 버리고 알맹이만 먹으면 풍부한 항암성분을 모두 버리는 것이므로 깨끗이 씻어 껍질째 먹는다.
간식으로는 고구마가 좋다. 하루에 고구마 반 개를 먹으면 대장암, 폐암을 예방할 수 있다. 몸에 좋은 성분은 껍질에 많기 때문에 가능한 한 껍질을 벗기지 말고 깨끗이 씻은 후 그대로 조리해서 먹는 것이 좋다.
음료는 커피보다 녹차, 인삼차를 마신다. 녹차에서 떫은맛을 내는 카테킨 성분은 암세포 표면의 단백질에 붙어서 증식을 억제한다. 하루 녹차 2, 3잔을 마시는 것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인삼차 속 사포닌, 폴리아세틸렌, 산성다당체 성분은 암세포 증식을 막고 암 환자의 체중 감소와 식욕 감퇴 현상을 줄여준다.
(도움말=이선희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 영양상담과장, 선우성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박효진 영동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최우정 광동한방병원 아이앤맘센터 원장)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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