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준비·마무리운동, 피로 회복 빠르게 한다

영봉 2009. 7. 2. 15:11

준비·마무리운동, 피로 회복 빠르게 한다

골프 비거리도 늘어나고 심장박동도 빨리 낮아져
비만·고혈압인 사람은 마무리운동이 필수

운동할 때 빼먹기 쉬운 것이 '준비운동'과 '마무리운동'이다. 스포츠 전문의나 운동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본격 운동에 들어가기 전에 준비운동과 운동이 끝난 뒤 마무리운동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본 운동을 빨리 하고 싶은 급한 마음에 준비운동을 빠뜨리거나 건성으로 하며, 본 운동을 마친 뒤에는 피로 등을 핑계로 마무리운동을 소홀히 한다. 더욱이 준비운동과 마무리운동은 대개 가벼운 스트레칭이어서 효과가 있을 것 같지도 않다.

준비·마무리운동이 ▲운동효과 증대 ▲운동 부상 예방 ▲운동 후 피로 회복 등에서 어떤 효과가 있는지 중앙대병원 스포츠의학센터 서경묵 교수, 장경모 운동처방사와 함께 간단한 실험을 통해 알아보았다.

혈중 젖산 농도 큰 차이

건강한 20대 후반~30대 초반의 남녀 4명을 각각 2명씩 2개조로 나눠 1조는 준비·마무리운동을 하게 하고, 2조는 본 운동만 하게 했다. 최송화(32· 여)·김용주(29·남)씨가 1조, 심재희(29·여)·박준홍(29·남)씨가 2조였다.

이들의 본 운동은 30분간 러닝머신 위에서 시간당 8~9.6㎞의 느린 속도로 뛰는 것으로 최대 심장박동수의 60~70% 수준이었다.

1조는 본 운동을 하기 전과 후에 각각 15분씩 장경모 운동처방사의 도움을 받아 스트레칭을 했으나, 2조는 1조가 스트레칭을 할 때와 똑같은 시간(15분)만큼 휴식을 취하고 본 운동을 했으며, 운동 후에도 같은 시간 동안 휴식을 취했다.

1조는 준비운동 전, 본 운동 후, 그리고 마무리운동 후에 각각 혈액검사, 근전도검사와 심장 박동수를 측정했다. 2조는 똑같은 검사를 본 운동 15분 전, 15분 후에 각각 했다.

실험결과를 분석해보니 1조와 2조는 운동 후 혈중 젖산 농도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1조의 최송화씨는 처음 0.57mmol/L이던 젖산농도가 본 운동을 마친 뒤 2.77mmol/L로 약 4.8배 올라갔다가 마무리운동(스트레칭) 직후에는 운동하기 전과 비슷한 0.93mmol/L까지 떨어졌다.

반면 2조의 심재희씨는 처음 0.83 mmol/L이었던 젖산 농도가 본 운동 후 5.63mmol/L로 약 6.7배 높아졌다가, 15분간의 휴식 후에 2.06mmol/L로 측정됐다. 준비·마무리운동을 하지 않은 사람은 15분간이나 휴식을 취해도 젖산 농도가 운동하기 전의 2배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1조의 김용주씨는 같은 조의 최송화씨, 2조의 박준홍씨는 심재희씨와 비슷한 변화를 보였다.

▲ 중앙대병원 서경묵 교수(맨 왼쪽)가 트레드밀에서 뛰는 심재희, 최송화씨의 몸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운동 부상도 예방

심장 박동수도 젖산 농도와 마찬가지로 준비·마무리운동을 한 1조에서 훨씬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1조의 최송화씨는 안정시 분당 82회였던 심장 박동 수가 본 운동 후 분당 154회까지 올라갔지만, 마무리운동을 한 뒤에는 73회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2조의 심재희씨는 분당 79회였던 심장 박동 수가 분당 153회까지 올라갔다가 15분간 휴식을 취한 뒤에도 분당 113회를 기록했다. 안정시 심장 박동 수는 분당 60~100회쯤 된다. 다만, 근전도 검사 결과에서는 1조와 2조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다.

서경묵 교수는 "운동 전후 스트레칭을 하면 몸에 젖산이 적게 쌓여 몸이 훨씬 가벼울 뿐 아니라 운동부상도 예방된다는 사실이 실험에서 확인됐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준비운동이 부상을 얼마나 예방해주는지에 대해서는 의사들 사이에 논란이 있지만, 준비운동을 하면 관절의 활동 범위가 10%쯤 커지고 근육이 운동하기 쉬운 상태로 이완된다는 데에는 이론(異論)이 없다"고 말했다.

본 운동의 운동능력 높여줘

준비운동이 '본 운동'의 운동능력을 높여준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한양대병원 재활의학과 장성호·김미정 교수팀은 비슷한 골프 실력을 가진 58명을 대상으로 스트레칭을 하지 않고 골프를 쳤을 때와 스트레칭을 5~30분간 하고 골프를 쳤을 때의 비거리를 비교했다. 그 결과 초보 골퍼는 6~15야드, 프로골퍼는 5.8~10.1야드가량 비거리가 늘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운동 전 스트레칭을 하면 몸의 유연성과 근육의 수축력이 좋아지므로 경기 결과도 좋아진다"고 말했다.

서경묵 교수는 "운동 전후 준비·마무리운동의 중요성은 절대적"이라며 "비만하거나 혈압이 높은 사람들은 마무리운동이 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운동하면 안정할 때보다 심장 박동 수는 대개 2배, 수축기 혈압은 10~20㎜ Hg쯤 올라가므로 마무리운동으로 심장 박동 수와 혈압을 빨리 평소 수준으로 낮춰야 심혈관계에 주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서 교수는 말했다.

/ 홍유미 헬스조선 기자 hy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