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똑바로 서기’와 ‘기마자세’ 하루 100번

영봉 2009. 10. 3. 18:51

‘똑바로 서기’와 ‘기마자세’ 하루 100번 [조인스]

센터내리언 7대 건강 혁명
뼈·비만·혈압 다스리고 스트레스·게으름·완벽주의는 날려라

젊은이들과 함께 요가 교실을 다니는 100세 할머니, 기능올림픽에 출전한 90대 할아버지…. 매스컴에 오르는 건강 100세인의 삶이 보통사람의 희망으로 다가온다. ‘9988234(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 3일 아픈 뒤 사망한다는 뜻)’를 실현하기 위한 건강법이 관심을 끈다.

100세 건강을 가능케 한 첫째 공신은 위생과 영양상태 개선이다. 전염병과 영양실조가 사라진 것이다. 현대의학이 제공한 예방백신과 항생제 등도 큰 몫을 차지한다. 현재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79세(여성 82세, 남자 76세)로 10년 전보다 5세, 20년 전보다 10세쯤 늘었고, 2020년엔 81세로 증가할 전망이다.

평균 수명은 어릴 때 사망한 사람이나 사회·경제적 여건이 열악한 계층도 포함한다. 일례로 노숙자들의 평균 수명은 48세에 불과하다. 따라서 사회·경제적 여건이 좋은 사람이 젊을 때부터 건강관리를 제대로 한다면 ‘건강 100세’는 가능하다.

01 20대 몸매 평생 유지해야

현재 대한민국 3대 사망원인은 암·심장병·뇌졸중이다. 여기에서 벗어나려면 우선 평생 날씬하게 지내야 한다. 실제 100세인들은 90세에도, 100세에도 20대 초반의 몸매를 그대로 유지한다. 최근 ‘유럽 암 학회’에서 영국 맨체스터 대학의 암 전문가인 앤드루 레니헌 박사 팀은 비만이 암 발생 원인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날씬함의 중요성을 확인해 줬다.

참고로 비만인 사람은 대장암과 유방암, 자궁내막암, 전립선암 등의 발병률이 높다. 뚱뚱해지면 고혈압·심장병·뇌졸중 등 순환기 질환 발생 역시 급증한다. 따라서 영아기 땐 표준 수유량만 먹이고 첫돌부터 하루에 ‘세 끼 식사+두 번의 간식+우유 두 컵(400mL)’을 기본 식단으로 정하는 등 요람에서 무덤까지 비만 관리를 해야 한다.

당질이 많은 밥이나 빵의 양은 줄이고 채소, 우유, 기름기 없는 생선 등에 입맛을 길들이며, 패스트푸드·튀김·사탕·초콜릿·아이스크림·탄산음료 등은 평생 식단에서 제거하는 등 3가지 실천법은 꼭 지키자.

02 혈관 건강은 100세 건강의 초석

2, 3대 사망 원인인 심장병과 뇌졸중은 혈관 질환에서 초래된다. 문제는 나이가 들면 혈관이 굳어져 동맥경화·고혈압의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실제 65세 이상 노인은 특히 수축기 혈압이 높아 70% 이상이 치료가 필요한 고혈압 환자다(의학적으로 정상 혈압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120/80㎜Hg 이하다).

따라서 연령에 상관없이 고혈압을 발견하면 즉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당뇨병과 고지혈증 역시 혈관 파괴의 주범이다. 이 역시 정기 검진으로 발견되면 그날부터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03 뼈 건강은 건강 장수의 척도

뼈가 약해져 골다공증이 생겼을 때 자칫 넘어져 골절되면 회복하기 어려워 결국 사망에 이르거나 장애를 남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노인은 엉덩이뼈가 부러지면 20%가 반년 이내에 사망하고, 40%는 평생 누워 지내야 한다.

참고로 뼈는 뼈 조직을 만드는 조골(造骨)세포와 뼈를 녹여 없애는 용골(溶骨)세포가 균형을 이뤄 유지되는데 골다공증은 바로 조골세포가 감소해 새로운 뼈를 만들지 못하거나, 용골세포가 증가해 뼈 세포가 많이 빠져나갈 때 생긴다. 의학적으로는 골 밀도가 정상 수치의 25% 이상 감소할 때 골다공증 진단을 내린다.

특히 여성이 골다공증에 약하다. 폐경을 계기로 여성호르몬이 10분의 1 이하로 감소하면서 용골세포가 폐경 전보다 3배 이상 증가하기 때문이다. 남성이라고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남성도 고령, 남성호르몬 감소, 유전, 흡연 등의 이유로 골다공증에 걸리기 때문이다. 골다공증을 예방하려면 35세 이전에 뼈의 재료가 되는 칼슘을 많이 섭취해 골 밀도를 최대한 높여야 한다.

반면 뼈를 약하게 하는 흡연은 물론 알코올·커피·짠 음식·패스트푸드 등은 멀리해야 한다. 뼈를 자극하는 운동도 해야 하는데 체중이 실리는 걷기·등산·조깅 등이 효과적이다. 또 비타민D 보충을 위해 하루 15~30분 햇볕을 쬐자. 일단 골다공증 진단이 내려지면 골 밀도를 높이는 비스포스포네이트 등 약물을 이용해 치료하게 된다.

04 부지런히 움직여라

‘효자 집안 노인은 장수하기 힘들다’는 말이 있다. 노후 건강이 신체활동과 직결됨을 강조하는 말이다. 실제 100세 노인이 많은 장수촌에는 신체 활동을 유발하는 구릉이 많고, 주민들이 나이와 무관하게 평생 동안 일거리를 찾는 문화가 형성돼 있다.

활동력을 높이려면 뼈·근육·관절 등이 건강해야 한다. 또 노화로 관절 유연성과 근육량이 감소하면 유연성·민첩성·근력·지구력 등이 떨어진다.

따라서 중년 이후엔 아침·저녁에 최소한 10분 이상 스트레칭을 해서 관절의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 노년기 신체활동의 가장 큰 걸림돌은 무릎관절 통증이다.

허벅지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이 좋은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똑바로 서기와 무릎을 30~40도 구부린 기마자세를 번갈아 하는 것이다. 틈날 때마다 ‘하다 쉬다’를 반복해 하루 100번 정도 하는 게 좋다.

걷기나 수영, 자전거 타기 등 유산소운동을 하루 30분씩 생활화하는 게 좋다. 관절염·고혈압·심장병·당뇨병 등 지병이 있는 환자도 현재의 체력과 건강상태를 고려해 운동량·운동강도·운동시간 등을 정한 뒤 실천해야 한다. 단 비만이라면 체중 감량을 동반해야 한다.

05 스트레스 관리는 적극적으로

스트레스는 쌓일수록 심신의 병을 유발한다. 따라서 100세까지 건강하려면 스트레스를 제때 해결하고 관리해야 한다. 흔히 스트레스 하면 힘들고 괴로운 일만 떠올린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요인은 좋은 일, 궂은 일 가릴 것 없이 일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이다. 예컨대 결혼·승진 등 일생의 기쁜 일도 알고 보면 스트레스다.<표 참조>

스트레스에 가장 민감한 부위는 몸이 알아서 움직이게 하는 자율신경계 영향을 받는 장기로 심장이나 위장관 계통이다. 실제로 스트레스를 받은 후 심장이 빨리 뛰거나 혈압 상승·소화 불량이 오는 증상을 흔히 경험할 것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스트레스가 일시에 겹치는 상황이다.

의학계에선 삶과 더불어 쌓인 스트레스 수치가 일정 수치를 넘으면(한 해 200점 이상) 병에 걸릴 가능성이 매우 커지는 것으로 본다. 따라서 과욕과 조급증을 버리고 일을 분산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어쩔 수 없이 일이 몰리는 상황에선 주변 사람과 일을 나눠서 처리하는 나눔의 정신이 필요하다.

모든 일을 자신의 손으로 직접 챙기거나 완벽하게 처리해야 직성이 풀리는 강박 성격 소유자는 자칫하면 매일매일 스트레스 홍수 속에서 살 위험이 있다. 이런 사람은 조급증부터 버려야 한다. 그래도 마음이 자꾸 급해진다면 남에게 일정 부분을 위임하는 여유를 갖자.

06 수다 떨 친구 6명은 사귀어야

임금님 귀가 당나귀 귀란 사실을 알게 된 이발사. 비밀 누설은 생명을 담보로 한 일이기에 혼자만 삭이다 급기야 속병이 들어 시름시름 앓게 된다. 하루는 도저히 참다 못해 들판에 나가 구덩이를 파고 맘껏 사실을 외쳤다. 그때부터 이발사는 심신의 평정을 되찾는다. 건강한 삶에서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이야기다.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 이야기는 종교적인 고해성사, 정신과 상담 등 긍정적인 기능과 맥락을 같이한다. 혼자 꾹 참고 누르던 감정을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막힌 속이 뻥 뚫리는 듯 후련한 느낌을 얻기 때문이다. 따라서 속상한 일이나 문제점이 있을 땐 혼자 해결하기보다 마음에 맞는 가족·친지·벗을 찾아 대화해야 한다.

사소한 불평을 들어줄 수 있는 친구가 주변에 6명 이상은 있어야 한다. 친구를 만들려면 나누고 베푸는 태도로 남과 잘 어울려야 한다. 장수하는 사람 주변에는 사람이 많다. 주변 사람의 희로애락을 공감하며 나누는 기쁨을 누리는 성품 덕분이다. 베푸는 과정에서 자신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건강의 보약인 엔도르핀이 증가한다.

특히 과거 전문직종에 종사한 사람 중에 사교성이 없는 사람이 많은데 자기중심적인 생활을 했기 때문이다. 아직 사교생활에 뛰어들지 못했다면 지금부터라도 모임이나 행사에 적극적으로 나가도록 하자. 만일 성격상, 혹은 사회적 상황이 여의치 않아 마음이 맞는 사람과 허심탄회하게 문제점을 털어놓고 의논하지 못할 경우에는 상담소를 활용하도록 한다.

07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생각은 필수

장수하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어떤 사건에 직면해도 좋은 쪽으로 생각하는 능력이 있다. 컵에 물이 반쯤 있을 때 ‘반이나 찼다’고 생각하는 식이다. 실제 그들에게 “장수하다 보면 사랑하는 가족을 잃는 슬픔을 남보다 더 많이 겪을 텐데 어떻게 극복했느냐?”고 물어보면 “영원한 이별이라고 생각하면 괴롭지만 망자가 영생할 상상을 하면 마음이 놓인다”고 대답한다.

낙천성은 성격인데 어려운 상황에서도 유머 감각을 잃지 않는 사람이 낙천적인 사람이다. 또 삶을 능동적으로 꾸리는 자율성이 있어야 한다. 영국 런던대 건강국제센터의 마이클 마모트 교수는 “흔히 과로가 건강을 해친다고 생각하지만 건강을 좌우하는 것은 일의 절대적인 양이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선택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범위”라고 설명했다.

만일 내가 남에 의해, 주변 환경에 의해 피동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 존재라고 생각하면 신체 건강에도 적색 경보가 울리게 마련이다. 따라서 매사에 적극성을 갖는 태도가 필요하다.

황세희 중앙일보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