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백두산-세번째

영봉 2006. 6. 21. 00:28

 

 

백두산 여행 (2006년)


6월 7일

중국으로 가는 날이다. 오전 9시 20분까지 경남문화예술회관 주차장에서 만나 출발하기로 하여 서둘러 도착하니 겨우 9시다. 다들 20분이되기 전에 도착하여 당초 예상 출발시간 보다 10분 빨리 출발했다.  모두들 약속시간 전에 나와 주어 무척 고마웠다. 24인승 버스에 짐을 싣고 문산 IC로 들어가 신나게 고속도로를 달린다. 이웃나라 중국 여행을 하는 탓에 다들 마음이 들떠있어 얼굴이 상기된 표정이다. 장유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다가 김해공항에 도착하니 10시 45분으로 예정시간보다 좀 빨리 도착했다. 


중국 국제항공(China Air)에 올라 북경에 도착하니 오후 2시 57분. 입국 절차를 거쳐 짐을 찾아 공항을 나서 우리를 맞이한 가이드를 따라 버스에 올라 공항을 떠났다. 오후 4시 반, 천단공원에 들렸다.

                                                                                     천단공원 기년전

황제가 매년 새해에 제를 지내는 천단공원을 둘러본 후 대야리식당에서 오리 고기와 함께 저녁을 먹었다. 가까이에 있는 조양극장의 서커스 관람을 하기위해 최대한 저녁 식사 시간을  줄여 25분 만에 식사를 끝내고 조양극장으로 향했다.

불과 30분간 공연하는 서커스의 시간을 맞추느라 급히 저녁을 먹는 바람에 제대로 소화도 되지 않는 듯했다. 서커스가 시작되기 전에 단원 아가씨가 사진을 들고 다니며 판매하러 다닌다. 공연시간이 다 되어가도 좌석은 앞쪽에 반 정도 찼을 뿐 그리 구경꾼이 많지 않은 셈이다. 그나마 우리 한국인이 아니면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관객이 적은 편이다. 서커스는 영상으로 많이 본 것을 실제로 공연하는 것을 본 셈이다.

                                                                                           접시돌리기

서커스 관람을 끝내고 왕부정거리 구경을 나섰다. 북경의 중심가라 많은 사람들이 쏘다닌다. 우리 서울 명동 같다고나 할까? 명동보다 길은 넓은 편이지만 사람의 물결은 명동 못지않다. 음식을 파는 곳에서 이과주 술 한 병과 꼬치로 하루의 여독을 푼다.

                                                                                           왕부정거리

한 시간 가량 시간을 보내고 우리가 묵을 호텔로 향했다. 5성급 北京亞太花園酒店에 도착하여 방 배정을 받은 후 욕실에서 샤워를 끝내자말자 11시 50분경 곧장 잠자리에 들었다.


6월 8일

잠자리가 바뀐 탓인지 새벽 일찍 잠이 깼다. 우리와 시차가 한 시간 늦어 새벽 5시인데도 곧 해가 떠오를 것같이 밝다. 아침 산책이라도 할까봐  호텔 밖을 나오니 가볼만한 곳이 없어 호텔 전면에 있는 정원을 거닐어보고는 곧장 객실로 되돌아 왔다. 짐을 챙기고는 6시 반경 호텔 6층에 있는 레스토랑에 아침식사를 하러 내려갔다. 예약시간은 7시지만 일찍 일어난 김에 먼저 먹으려고 내려갔었지만 식권이 없어 가이드가 오도록 기다려 6시 50분 비로소 아침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짐을 챙겨 버스에 싣고 7시 45분, 만리장성으로 향했다.

                                                                                            만리장성   

                                                                                               팔달령 재

팔달령 고속도로를 한 시간 반 정도 걸려 八達嶺長城에 도착 케이블카를 타고 장성으로 올랐다. 저 아래로 팔달령이 내려다보인다. 15년 전 만리장성을 오를 땐 팔달령에서 양쪽으로 장성을 올랐었는데 케이블카 편으로 오르니 훨씬 수월하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장성을 걷는 건 불과 한 시간 정도, 이쪽저쪽을 다 다녀도 시간은 충분하다. 장성을 오른 모두들 사진 찍느라 야단법석이다. 그나마 관망 장소가 좋은 곳은 영업하는 사진사들이 자리를 잡고 있어 사진을 찍을 엄두조차 내기 어려워 성벽을 올라타다시피 하여 그나마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나마 겨우 사진다운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팔달령 관광을 마치고 고속도로를 타고 다시 북경 시내로 들어와 12시가 채 못 되어 현지식으로 점심을 먹었다. 식사 후 茶博士家에서 내주는 보이차를 마시며 보이차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

                                                                     해시계

                                                                                           자금성 오문

오후에는 자금성과 천안문광장을 구경하기로 되어있다. 예전에는 천안문광장을 거쳐 午門을 통하여 자금성을 보고 북문으로 나가 경산공원을 올랐었는데 이번에는 거꾸로 북문을 통하여 자금성으로 들어갔다. 자금성과 천안문광장을 둘러보는데 걸리는 시간이랬자 겨우 두 시간 정도로서 뭘 봤는지 많은 인파로 북적대는 것 말고는 별로 기억에 남는 게 없다. 억지  춘향으로 반드시 거쳐야하는 동인당에 들려 의학박사의 강의를 듣고는 의사와 상담도 않고 곧장 밖으로 나와 버렸다. 매번 똑 같은 선전에 진절머리가 났다. 이래도 연길로 가는 비행기 시간이 남아 모택동기념관을 들렸다. 그냥 줄을 서서 들어갔다 곧장 나오는 터라 다들 실망한 모양이다.


4시 25분 북경 공항으로 향했다. 너무 일찍 도착하여 공항에서 무려 두 시간이나 기다려 밤 7시 10분 공항을 떠나 한 시간 45분 만에 연길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을 나와 현지 가이드이 안내로 한라산식당에서 늦은 저녁을 먹었다. 비행기에서 기내식을 먹은 터라 별로 먹고 싶은 마음이 없었지만 그래도 몇 숟갈 들었다. 식사를 끝내고 10시경 세기호텔에 도착하여 여장을 풀고 친구들과 한 방에 모여 얘기를 나누면서 한 잔 술로 여독을 풀다 자정을 훨씬 넘겨 잠자리에 들었다.


6월 9일

간밤 늦게 잠이 들었는데도 백두산에 오른다는 설레임 때문인지 새벽 4시경 짬이 깼다. 밤새 비가 내려 도로는 촉촉하게 젖어있고, 검은 구름이 사방을 덮고 있다. 비가 계속 내린다싶더니 날이 밝아질수록 빗줄기가 약해졌다. 이른 아침 식사를 끝내고 7시 반에 백두산을 향하여 출발한다. 여기서 백두산까지는 4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지금은 백두산 가는 길이 포장이 되어있어 네 시간 밖에 안 걸리지만 예전에는 비포장도로라 여섯 시간이나 걸렸다. 예전에 비하면 훨씬 좋아진 편이다. 두 시간 가량을 달려 장백산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내달려 한 시간을 더 가서는 북한에서 직접 경영하는 연변만경관상품유한공사에 들렸다가 백두산 아래 길목에 있는 白頭山美食城에서 점심을 먹었다.

                                                                                         장백산 입구

점심 식사 후 버스에 올라 장백산 입구에 도착하니 예전과는 달리 버스를 갈아타고 천지나 장백폭포로 오르게 되어있어 카메라 가방과 적은 배낭 하나만 준비하여 버스를 갈아탔다.  천지에 오를 때 비를 만날 것에 대비하여 우의와 우산을 챙기는 것은 물론이다. 아니나 다를까? 삼거리-천지와 폭포로 가는-에 도착하니 빗방울이 돋기 시작했다. 6명이 타는 지프차에 7명씩 두 대를 타고 천지에 오른다. 꼬불꼬불한 도로를 난폭하게 차를 모는 터라 위험하기 짝이 없다. 응달 곳곳에는 지난겨울에 내렸던 눈이 아직 다 녹지 않고 시커먼 먼지를 덮어쓰고 누워있다. 약 20분 정도 걸려 천지 바로 아래까지 올라왔다. 가파른 비탈길을 오르려니 무척 힘이 든다. 게다가 고산지라 호흡도 가쁘고 마사 길에 미끄러지기도 한다. 그나마 비를 안 만나는 게 천만 다행인데 더욱이 바람마저 잔잔한 편이라 다행이다. 더더욱 큰 행운은 정상에 올라 맑은 하늘은 볼 수는 없었지만 구름에 덮인 천지, 유월인데도 얼음으로 덮인 천지를 볼 수 있었다는 게 얼마나 큰 행운이겠는가?

                                                                                                  천지

호수 전체를 볼 수 있는 시간도 잠시뿐, 안개에 가려 더 이상 천지는 우리에게 얼굴을 내밀지 않았다. 천지가 잠시 열려있는 순간을 놓질 세라 힘들여 갖고 오른 카메라로 천지의 모습을 열심히 담아 두었다. 세 번째 오른 천지지만 오를 때마다 감회가 새로웠다. 짧은 만남을 아쉬워하며 조심조심 천지를 내려와 타고 올라온 지프차로 내려왔다.

                                                                                            장백폭포
삼거리에서 중형 버스 편으로 장백폭포로 향했다. 온천을 지나 계곡을 따라 폭포 아래로 올랐다. 수량이 적은 편이라 폭포의 물줄기가 그리 힘차게 흘러내리는 편은 아니었다. 폭포수가 떨어지는 곳에는 아직도 눈이 녹지 않고 그대로 쌓여있다. 일행 모두가 폭포 바로 아래까지 올라와 폭포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내려오는 길에 온천수에 삶은 계란을 사먹었다. 백두산까지 와서 온천욕을 해야 한다는 현지 가이드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온천욕을 하느냐 마느냐로 의견 통인이 안 되어 그냥 돌아가기로 하여 대기하고 있던 버스에 올라 내려가는 도중, 호텔에 가기에는 너무 시간이 남아 당초 일정에는 없던 소천지에 들리기로 했다. 온천욕을 안 한 것이 오히려 잘 된 것 같았다. 별로 볼 것 없는 조그마한 못이지만 그래도 안 가본 데를 보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

                                                                                                소천지

오후 4시 45분 장백산 입구에 도착하여 연길에서 타고 온 버스를 타고 입구에서 7분 거리에 있는 白山大酒店에 여장을 풀었다. 이 호텔은 3층 건물로 15년 전에 백두산에 왔었을 당시 바로 이 호텔에서 1박을 했었다. 오늘 리가 묵은 곳은 신관인데 환경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 온수는 밥 8시부터 10시까지 밖에 안 나왔다. 그래서 아침에는 찬 물로 세수를 해야 했다. 여장을 풀고 6시 50분 저녁 식사를 했다. 식후에는 호텔 2층 노래방에서 두 시간쯤 지친 심신을 노래와 춤으로 달랜 후 방으로 올라와 내일 여정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6월 10일

지난밤 일찍 잠이 든 터라 새벽 3시에 일찍 잠이 깼다. 산지라 기온이 좀 낮은 터라 고기가 약간 서늘했다. 아침에는 온수가 나오지 않는 탓에 찬물로 머리를 감았다. 손이 시릴 정도로 물이 차다. 아침 식사를 일찍 끝내고 7시에 호텔을 출발하여 용정으로 향했다. 연길로 다시 돌아가는 길에 천년녹색보건식품에서 꿀을 맛보고는 아무도 사지 않은 채 출발했다. 한 시간 반이 지나  장백산휴게소에서 도착하여 잠시 쉬었다가 가던 길을 재촉한다. 점심  시간이 일러 緣海珍珠館에 들려 진주 구경을 했다. 그저 아이 쇼핑을 주로 하고 별로 사려는 사람이  없다. 민물에서 양식한 진주라 모양과 광채가 그리 좋지 않은 것 같았다.

                                                                                            윤동주시비

연변과학기술원식당에서 점심을 먹고는 용정으로 출발했다. 혜란강을 따라 용정으로 가는 도중 가이드가 권유하여 선구자 노래를 내가 선창으로 하여 다 함께 힘차게 부르니 그 옛적 우리 선조들의 숨결을 느끼는 듯 했다. 용정에 도착하여 산 정상에 있는 일송정을 멀리서 그저 쳐다만 보고는 대성중학교로 향했다. 기념관을 돌아보고 나오는 길에 윤동주 시비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는 두만강으로 출발한다.

 

도문은 예전에 육로로 오가는 朝中국경이 아니라 강 하류 쪽의 강폭이 넓은 곳에 관광지로 개발하여 이쪽으로 안내를 했다. 예전의 두만강 접경은 북한주민들의 탈출이 잦다하여 이곳으로 바꿨다나? 이곳 두만강에는 대나무로 엮어 만든 뗏목 배를 만들어 한 20분가량 태워주고 1인당 5,000원을 내란다. 두만강 노래를 되새기며 뱃놀이를 즐긴 후 달짝지근한 옥수수 막걸리에 마른 명태를 고추장에 푹 찍어먹으니 그 맛이 어찌나 좋던지... 지금도 그 맛이 잊히지 않는다.

                                                                                         두만강 뗏목

두만강을 뒤로 하여 연길로 다시 돌아와 백두산제약엘 들렸다. 이곳에는 곰을 사육하여 웅담분을 생산하는 곳으로 많은 곰을 사육하고 있었다. 쇼핑을 끝내고 저녁식사 시간이 일러 天隆府沐足에서 발맛사지를 받았다. 당초 계약에는 들어있지 않았는데 패키지에 발맛사지15,000원)가 포함되어있었다. 1인당 팁 5,000원은 우리가 부담하고 한 시간 가량 맛사지를 받았다. 다들 지친 다리를 시원하게 풀어주니 매우 흡족해했다.

                                                                                    해당화 식당에서

 

저녁은 북한에서 경영하는영하는 해당화식당에서 한식으로 했다. 여긴 가무도 함께했다. 식당에  서 써빙하는 아가씨들이 연주와 노래를 했다. 남남북녀라고 아가씨들이 하나같이 예뻤다. 오늘로 중국의 관광은 끝이다. 식사를 끝낸 후 연길공항으로 이동했다. 공항에 도착하여 한 시간 반 이상을 기다려 북경행 비행기에 올랐다. 북경에 도착하여 자정이 넘은 시간에 공항 근처에 있는 북경국도대반점(SINO SWISS HOTEL)에 도착하여 여장을 풀었다. 한밤중에 샤워를 끝내고 잠자리에 들려고 했으나 일행이 불러 시간을 같이 하는 바람에 3시 넘어 잠을 청할 수 있었다.

 

6월 11일

귀국하는 비행기 편이 아침 이른 시간이라 일찍 일어나야 했다. 늦게 잠이 들었지만 어찌된 셈인지 5시에 잠에서 깨어났다. 5시인데도 날이 훤하게 밝다. 우리 시간으로 6시니까 그럴 만도 하다. 해 뜨는 장면을 놓질 수 없어 해가 보이는 창으로 달려가 때마침 솟아오른 해를 볼 수 있었다. 몇 차례 부지런히 셔터를 눌렀다. 서둘러서 짐을 꾸리고는 5시 반에 6층 레스토랑에 내려가 아침 식사를 했다. 6시 좀 넘어 호텔을 떠나 북경공항에 도착하니 6시 반이다. 공항 근처 호텔이라 불과 10분 만에 도착하여 시간이 좀 넉넉한 편이다. 이번  여행 기간 내내 교통편은 제 시간에 출발하고 제시간에 도착하여 일정대로 움직였다.8시 35분 북경을 떠나 두 시간 만에 대구공항에 도착했다. 당초 출발한 김해공항으로 가야 되는데 김해행 티켓을 못 구하여 대구로 가게된 것이다. 대구 공항을 나와 버스 편으로 진주로 향했다. 기내식으로 간단하게 점심을 대신했지만 오후 2시쯤 문산에 내려 점심 식사를 했다. 모두들 격려와 협조로 무사하게 여행을 끝내게 해 줘서 무척 고마웠다. 많은 얘기꺼리와 견문들을 가슴에 안고 4박 5일간의 여정을 마무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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