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화산(華 山)

영봉 2006. 5. 30. 17:59
 

 華 山

  華山은 서안의 동쪽 120킬로미터 떨어진 華陰 시내에 솟아있는 바위산으로 중국의 5岳중 西岳에 해당한다. 산세가 가파르고 험한 산으로 이름나있으며 산봉으로 통하는 길이 하나밖에 없다. 화산 산봉우리는 멀리서 보면 한 송이의 꽃 모양 같다고 하여 지어진 이름이다. 화산을 일명 太華山이라고도 한다.

  화산은 그 넓이가 148평방킬로미터나 되는 바위산으로 크고 작은 38개의 봉우리가 있다. 그 중에 2,160m인 남봉(落雁峰)을 비롯하여 동봉(朝陽峰), 서봉(蓮花峰), 북봉(雲臺峰), 중봉(玉女峰)이 웅장한 자태와 남성다운 기상을 뽐내고 있으며 산중의 곳곳에 도교 사원이 있다. 등산로는 바위를 깎아서 만든 계단과 돌계단으로 이어져 딴 정신만 팔지 않으면 별 어려움 없이 등산할 수 있다.

玉泉院은 화산의 북쪽 기슭에 위치한 화산의 山門이다. 여행객들은 주로 이곳을 통해 화산으로 진입한다. 옥천원에서 동, 서, 남봉까지는 약 12킬로미터나 된다.

또 다른 길은 月儿崖에서 2,160미터의 3,999계단을 오를 수 있다.

  하지만 1996년 4월 10일에 준공된 1,554m의 케이블카(편도 55元, 왕복 100元)를 타고 쉽게 北峰 바로 아래 雲臺飯店까지 오를 수 있다. 여기서 능선에 올라 북봉을 올랐다가 다시 내려와 東, 西, 南, 中峰을 오른다.


東峰(朝陽峰)은 전망대에서 일출과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다.

北峰(雲臺峰)은 靑柯坪, 回心石, 百尺峽을 돌아 오른다. 가끔 쇠줄을 잡고 올라가야 할 정도로 가파른 570여 개의 돌계단이 이어진다.

中峰(玉女峰)은 춘추시대의 은둔거사인 소사가 퉁소를 기가 막히게 잘 불었는데 이 구성진 퉁소 소리에 반한 진나라 목공의 딸 롱옥이 소사를 연모하여 궁정의 호화로운 생활을 저버리고 소사와 함께 이곳에서 은거했다고 해서 옥녀봉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옥녀봉에서 다른 네 봉우리를 볼 수 있다.

西峰(蓮花峰)은 천길 낭떠러지 깎아지른 암벽은 화산의 상징이다. 산정에 취운궁이 있으며 그 앞의 돌은 연꽃모양으로 생겼다. 서쪽으로는 아득한 절벽이고 동쪽은 울창한 소나무 숲이 있다.

南峰(落雁峰)은 화산의 최고봉이다. 산정의 노송이 세찬 바람에도 꿋꿋한 모습이 믿음직스럽다. 남쪽으로 나무가 울창한 산자락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어 마음을 설레게 한다.

華山에서의 숙박은 모두 10여 곳에 식당과 초대소가 있으며 모두 숙박이 가능하다. 등산 중에1~2킬로미터 간격으로 차를 마시거나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교통편은 기차나 장거리버스 모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으며 서안에서 화산까지 가는 여행전용버스가 매일 운행되고있다.


 

 

                           산행기

6월 7일  목요일

  어젯밤 늦게 잠이든 탓에 오늘 아침 늦잠을 잤다. 잠을 깨어보니 6시가 넘었다.

오늘은 중국 5대 명산의 하나인 화산엘 가는 날이다. 서둘러 레스토랑에서 아침을 먹고 화산에서 촬영할 만반의 준비를 끝낸 후 짐을 챙겨 가방에 넣고 1층 로비로 내려갔다. 화산에서 1박하기 때문에 1박에 필요한 짐을 챙기고 나머지는 가방에 넣어 호텔에 보관시킨 후 출발한다고 했다. 로비에는 벌써 중국 회원이 차를 대기시키고 와있었다.


  8시 20분 호텔을 출발했다. 서안 시내를 빠져 나와 고속도로를 시원스레 달렸다. 날씨는 뿌옇게 흐려 시야가 별로 좋지 않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차를 잠시 세우고 밭에서 이삭 줍고 감자 캐는 농부의 모습을 카메라에 열심히 담았다. 수레 옆에 서 있는 어린이의 모습과 이삭 줍는 아낙네가 한 프레임에 들어와 괜찮은 장면이 될 것 같다. 들판에 누렇게 패어있던 밀은 어느새 수확을 다 끝내고 이모작을 위한 농사 준비가 한창이다. 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려 華陰市로 접어들어 약 8분 정도를 달려 화산 입구에 도착했다. 華山 입장료는 1인당 60元. 입구에서 입장료 때문인지 우리 일행이 탄 차량 두 대를 통과시키지 않아 무려 15분간이나 대기시켰다. 잠시 후 어떻게 잘 해결을 봤는지 들어가도록 허락이 났다. 아마 입장료 때문이 아닌가 싶다.


  계곡을 따라 만든 도로인지라 바위산을 깎아 꼬불꼬불 길을 만들어 놓았다. 여기는 계곡이라고 물이 조금 흐르고 있다. 산 전체가 하나의 커다란 바위산이라 나무가 별로 없을 것 같은데 바위틈 곳곳에 풀과 나무가 자라고 있다. 이렇게 험난한 곳에도 자라는 생명, 즉 자연은 위대한 것이다. 계곡을 끼고 시멘트 포장도로를 한참 올라가 10시 30분 月儿崖 주차장에 도착했다. 여행객들은 주로 玉泉院에서 계단을 따라 오르지만, 여기서도 계단을 따라 계속 오르면 東峰, 中峰, 南峰, 西峰, 北峰을 오를 수 있다. 쉽게 오르는 방법은 케이블카를 타는 것이다. 편도 55元, 왕복 100元으로 총 길이 1,554m인 케이블카를 타고 화산을 오른다. 이 케이블카는 1996년 4월 10일 개통되었는데 총 공사비는 8,909만元이 투자됐단다. 케이블카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니 현기증이 날 정도로 아찔하다. 저 멀리 아래 바위 등 계단으로 사람들이 오르는 것이 보인다. 우리가 케이블카에서 내리는 곳까지 걸어 오르자면 3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50元을 아끼기 위해 내국인들은 걸어서 오르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하긴 밑에서 정상까지 한 짐을 지고 오르는 삯이 겨우 30元이라니 너무 비싼 것 같기도 하다.

 

  

  11시 4분 케이블카에서 내려 일행과 만나 오늘 목적지인 西峰에서 오후 4시에 만나기로 약속하고 정상을 향해 오르기 시작했다. 바위계단을 걸어 능선에 올라 북봉(雲臺峰)을 조금 오르다가 정상까지 오르지 않고 도로 내려와 서봉으로 오르기 시작한다.. 많은 사람들이 오르내리는 등산로는 바위를 깎아 계단을 만들었는데 바위계단이 없는 곳은 돌을 다듬어 계단을 만들었고 계단 양쪽으로는 안전을 위해 체인을 걸어 잡고 오르내릴 수 있도록 설치를 해 놓았다. 계단 폭은 두 사람이 겨우 지날 정도의 폭으로 되어있다. 擦耳岩을 지나고서 가파른 능선 蒼龍嶺 계단길을 올라 12시 50분 휴게소에 도착했다. 이곳은 2층 건물로 식사와 숙박이 되는 곳이다. 여기서 따끈한 녹차를 한 잔 마시면서 일행이 올라오기를 기다렸다. 차 한 잔 마시는 동안 안마소의 아가씨가 발 안마를 받으라고 계속 치근댄다. 한 사람, 한사람 일행 모두 도착하자 커다란 수박 하나를 사서 아주 맛있게 나눠먹었다.

 

  1시간 넘게 쉬고 나니 한결 피로가 풀린 것 같다. 올라오는 동안 별로 사진도 찍질 못 했는데 지금부터라도 사진을 찍자싶어 먼저 일어나 정상으로 향하여 출발했다. 金鎖關을 지나고 혼자서 천천히 이리저리 산수를 즐기며 2시 40분 서봉(蓮花峰)에 올랐다. 서봉은 해발 2,086.6m라고 표지석이 세워져있다. 약소시간인 4시가 되려면 아직 1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배낭을 다시 메고 능선을 따라 내려와 남봉으로 오른다. 남봉으로 오르는 도중 저 멀리 산봉우리가 한 눈에 들어온다. 바람이 세게 불어  모자가 바람에 날릴 것 같아 벗어들고 열심히 셔터를 눌렀다. 3시 50분, 이윽고 남봉(落雁峰)에 올랐다. 남봉은 華山極頂, 해발 2,160m라고 적혀있다. 남봉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려니 혼자서는 도저히 엄두를 못 내겠다. 마침 대학생으로 보이는 3명의 일행 중 한 명에게 좀 찍어달라고 부탁하여 사진을 찍은 후 함께 기념사진도 찍었다. 사진을 부쳐준다고 주소를 적어 달라고 하여 주소를 받아보니 두 남학생은 天津이고  여학생은 홍콩이다. 화산에 오게 된 일하며 언제 떠나느냐는 등 이야기를 나누다가 3시 50분 경 약속장소인 서봉으로 출발했다.


 

   약속시간이 얼마 안 남아 뛰어 내려갔다. 그런데 이게 웬 일인가? 남봉을 내려오면서 서봉을 바라보니 서봉에 아무도 없는 게 아닌가?  분명히 4시에 서봉에서 만나자고 약속했는데. 이런 저런 걱정을 하면서 서봉을 오르는데 마침 우리 일행의 짐을 날라주는 포터를 만나 호텔로 향하게 됐다. 포터를 따라 호텔로 향하는데 내려가는 바위 계단 길에 혹시 안전사고라도 날까봐 걱정스러운지 날더러 자꾸만 ‘만만디’ ‘만만디’라고 말을 하며 천천히 내려가자고 한다. 4시 25분 蓮花山莊호텔(華山電力賓館)에 도착했다. 우리가 묵을 이 호텔은 電力部에서 蓮花峰 아래에 지은 지 얼마 안 되는 현대식 건물인데, 이렇게 높은 곳에 모든 건축자재를 하나하나 메고 올라와 지었다니 정말 놀랍다. 내가 도착하기 얼마 전, 일행은 서봉을 오르지 않고 바로 이 호텔로 올라와 방을 정하고 쉬고 있었다.


  이른 저녁 식사를 끝내고 일몰 광경을 촬영하러 서봉으로 다시 올랐다. 먼저 올랐을 때에는 바람이 거의 없었는데 지금 올라오니 거센 바람이 가만 서있지 못 할 정도로 세게 분다. 호텔에서 정상에 오르면 추울 거라고 외투를 입고 가라는 걸 그냥 올라왔으나 추운 줄은 모르겠는데 바람이 어찌나 세게 불던지 정상에 있을 수 없어 조금 아래로 내려와 바람을 피해서 해가 지기를 기다렸다. 하늘은 서쪽 말고는 구름 한 점 없는데 서쪽 하늘만 점점 구름으로 덮이더니 끝내 서산으로 지는 해를 볼 수 없었다. 끈질기게 기다려 봐도 어둠이 깔릴 때까지 기다렸지만 일몰 광경을 보지 못하고 7시 50분 장비를 챙겨 호텔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오늘 일몰은 못 보았더라도 내일 일출은 꼭 잡을 수 있겠지 하는 기대감 속에 일찍 자기로 했다. 하루 종일 흘린 땀으로 그냥 잘 수 없어 샤워라도 좀 하고 자야겠는데 욕실에는 물이라고 없다. 물이 없으니까 변기도 방에 있는 걸 사용하지 말고 화장실을 사용하란다. 마실 물은 보온병에 있는데 양치질은 어떻게 하나? 생각 끝에 양치질은 보온병의 물을 썼다. 뜨거운 물을 입에 들이키니 입안이 얼얼하다. 땀 냄새나는 그대로 자려고 하니 아무래도 찜찜하여 특별히 부탁해서 간신히 주방 뒤 편 화장실에 설치된 샤워가랑이로 간단하게 샤워를 할 수가 있었다.  대충 씻고 나니 높은 산중이라서 그런지 한결 개운하면서도 약간의 한기를 느꼈다.


 

  오늘 서봉에서의 일몰 사진은 구름으로 실패했지만 서봉과 남봉을 오르면서 촬영한 것이 내게는 큰 소득이다. 다른 사람은 못 본걸 나 혼자 촬영할 수가 있었는데 오늘 찍은 사진 중에 괜찮은 사진이라도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등반 기념사진도 찍었겠다 당초 계획대로 두 개의 정상을 등반이라도 확실히 했으니 일몰을 못 보았다하더라도 이걸로 만족할 수 있었다. 슬라이드 필름이 모자랄까 봐 걱정했는데 일몰 사진을 찍으려고 아껴둔 걸 내일 아침 일출 사진은 충분히 찍을 수 있겠다. 내일 아침엔 꼭 일출을 볼 수 있어야 하는데...  밤이 점점 깊어지자 세게 불어오는 바람소리가 맛있게 자는 잠을 깨운다. 침대에 누워 창문으로 바라다 보이는 달이 너무나 아름다워 보인다. 그것도 이국 땅 화산 서봉 아래 산장의 객실에서 달을 쳐다보니 너무나 감회가 깊다. 고향을 그리는 향수에 잠겨 사르르 눈이 감겨진다.


6월 8일 금요일

  산중의 밤 서늘한 기온 때문에 자다가 일어나 전기히터를 켜도 고장이라 작동이 되질 않았다. 대신 이불을 뒤집어쓰고서 추위를 견딜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인지 새벽에 일찍 잠이 깼다. 4시 반이 지나자 날이 희미하게 밝아온다. 랜턴을 준비하지 않아 어두운 길을 어떻게 올라가나 걱정했는데 불빛이 없어도 등산을 할 수 있다. 호텔에서 골짜기로 조금 내려가 서봉으로 오르는 길을 만나서 잠시 하산하다가 삼거리를 만나고, 다시 동봉으로 오르는 길을 따라 정상으로 향했다. 오르는 도중 길에서 露宿하는 내국인을 만났다. 이 높은 산에서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채 아침 일출을 보려고 동봉 아래에서 노숙을 한 것이다. 일출 전망이 좋다는 觀日臺를 가지 않고 동봉(朝陽峰) 정상에 오르기로 했다. 동봉을 오르려면 반드시 20미터 가량의 수직절벽을 올라야한다. 물론 계단 양측으로 쇠사슬이 걸려있긴 하지만 오르내리는데 여간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동봉 정상을 밟아본 후 일출 사진 찍기에 적당한 곳을 찾아다니던 중 푸른 소나무와 죽은 소나무 고목을 한 프레임에 넣어 일출을 잡을 수 있는 곳에 엎드려서 해가 솟아오르기만 기다렸다. 바람이 세차게 분다. 흙먼지와 함께 불어 눈을 뜰 수 없을 정도이고 서서는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할 만큼 세게 불었다. 혹시 잘못하여 벗어놓은 배낭이라도 날아갈까 봐  발로 누르고 한참을 기다려 보았으나 끝내 해는 볼 수 없었다. 허탈한 마음에 또다시 이곳에 올 기회가 없을 것 같아 정상에 다시 올라가 사방을 둘러보고 아쉬운 작별을 하며 수직 계단길을 내려와 관일대로 가 보았다. 일행 중에 중국 회원 한 사람을 만나 해는 못 찍고 험준한 산봉우리로 내리비치는 햇살을 찍고는 중봉으로 향했다.


  중봉은 동봉과 남봉 사이에 있는 조그만 봉우리로 일명 玉女峰이라고 한다. 높이가 2,042m로 동봉에서 오르는데는 힘들지 않고 쉽게 오를 수 있다. 중봉을 내려와 7시 10분 다시 연화호텔로 돌아왔다.

물이 귀한 탓에 세수도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아침 식사를 했다. 식사는 빵과 녹두죽이 나왔는데 죽이라는 게 말이 죽이지 멀건 물뿐이고 녹두 몇 알이 들어 있을 정도다. 어제, 오늘 별로 먹은 것이 없다보니 매일 보는 볼일이 없어졌다.


  8시 5분, 연화호텔을 뒤로하고 하산하기 시작했다. 내리막 계단길이라 하지만 오를 때보다 계단을 내려갈 때가 더 힘이 든다. 자칫 잘못하면 넘어지기 쉽고 다치기 쉬우니 여간 조심스러운 게 아니다. 내려오면서 뒤돌아보니 어제 우리가 묵었던 연화호텔이 서봉 정상 아래에 보인다. 계단을 내려오는 길에는 손님 맞을 채비로 일찍부터 쓰레기를 줍고, 또 그 많은 계단을 하나하나 빗자루로 청소를 하고있다.

어제 오르다 만 북봉(雲臺峰)-해발 1,614.7m-을 올랐다. 이로서 화산의 동, 서, 남, 북, 중봉 모두를 오른 셈이다. 우리 일행 중에 5개봉을 다 오른 사람은 나 하나뿐이다. 사진 촬영하러 왔다가 일기가 좋지 않아 사진은 제대로 찍지 못한 대신 등산은 확실히 한 셈이다. 기념이라도 해야겠다싶어 내려오는 길에는 기념사진을 주로 찍었다. 남는 건 사진밖에 없으니까.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 10시 30분 주차장을 떠나 서안으로 향했다. 華陰시에서 고속도로를 올라 서안으로 달리는 도중 반가운 비를 만났다. 얼마만의 단 비인가? 그러나 이곳은 밀 수확이 거의 끝났지만 지금 한창 수확중인 농가는 모처럼 내리는 비 때문에 몹시 걱정스럽겠다. 비는 계속해서 내린다. 11시 55분경 우리가 탄 미니버스는 西安시에 들어섰다. 오늘 점심은 중국식으로 하기로 한 모양인데 하필 그 식당이 쉬는 날이라 하는 수 없이 바로 옆에 있는 新羅坊이라는 한국식당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모처럼 우리 음식을 먹게 되었다. 김치찌개, 비빔밥, 된장찌개, 육개장 등, 자기 식성에 맞는 식사를 주문했다. 나는 얼큰한 육개장을 시켜 맛있게 먹었다. 이 식당은 한국식이지만 주인은 중국인이라고 했다. 중국 회원들은 우리가 불고기나 갈비 등을 안 먹고 간단하게 된장찌개나 육개장을 먹는 걸 이상하게 생각하는 모양이다. 우리가 식사 때마다 불고기 같은 음식을 먹는 줄 아는 모양이다. 점심 식사를 끝내고 건국호텔로 돌아와 2층 213호실로 방을 다시 배정 받고 보관시킨 가방을 찾아 짐을 풀었다. 그런데 이게 웬 일인가? 이틀간 제대로 씻지 못한 몸을 깨끗이 씻고 쉬려는데 아랫배가 살살 아프기 시작했다. 중국 음식을 먹다가 모처럼 한국음식을 먹은 탓인지 결국엔  3차례나 욕실을 들락거리는 수고를 해야만 했다.


  화산에서의 1박 2일은 내게 많은 걸 깨닫게 했다. 이번에 화산을 오른 목적은 사진촬영이었으나 다음에 산행할 기회가 되면 케이블카를 타지 않고, 玉泉院에서 출발하여 계단 길을 따라 頂上을 오르고 싶다. 옥천원에서 오르면 화산에서 제일가는 험준한 관문인 五里關을 비롯하여 靑柯坪, 回心石, 百尺峽 등 여러 명소의 풍광과 절벽을 오르는 아슬아슬한 스릴을 즐기며 화산을 산행할 수 있을 것 같다.


                   蓮花峰에서

蓮花峰에 올라

天下를 내려다보니

바람은 나를 猜忌하는지

세차게 휘몰아쳐 내쫓으려 한다.


아름다운 山水는

옅은 雲霧에 고운 姿態를 가리고

西山에 지는 해는

수줍은 微笑를 지으며

살포시 구름 속으로 숨어든다.


恍惚한 저녁노을에

枯木의 가지사이로

해님과의 짧은 만남이 끝나면

희망찬 내일을 기약하며

蓮花의 품으로 사라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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