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시라다께산 산행

영봉 2006. 6. 5. 17:54
 

                                  시라다께산 산행

 

                                                                   조선통신사행렬도


學窓時節 4․19혁명으로 修學旅行을 못간 한 풀이로 우리는 매년 1박 2일간의 수학여행을 다닌다. 올해가 20년이 되는 해로 2박 3일간의 海外旅行을 企劃하여 25명(동기생 18명, 부인 7명)이 대마도로 수학여행을 가게 되었다. 수학여행을 오긴 왔건만 어디 맘에 쏙 드는 가 볼만한 곳도 마땅치 않고 해서 산을 좋아하여 여행을 간 김에 對馬島의 代表的인 시라다께산(白嶽山)을 오르기로 한 것이다.

 

  이번 山行은 해외에 나와 올라보는 두 번째 산행인 셈이다. 첫 번째는 中國의 五嶽 중의 하나인 華山(최고봉인 남봉 2,160m)이고, 두 번째가 바로 이 사라다께산(白嶽山)인 셈이다.

산 정상에 우뚝 솟은 두 岩峰이 마치 말 두 마리가 마주보는 형상을 하고 있어 섬 전체의 이름을 對馬島라고 이름 지어졌다는 산 시라다께. 당초 산행은 생각지도 않았는데 등산화 없이 운동화 차림으로도 수월하게 산행을 할 수 있을 만큼 그리 험난한 코스는 아니었다.

海拔 519m인 시라다께산은 靈山으로서 과거 修行者들의 수련 장소였다고 한다. 日本과 大陸係의 고산식물이 混在한 原始林이 그대로 남아있으며, 太古的 地殼 변동으로 日本海가 沈沒하기 이전에는 그 일대가 高山地帶였다고 한다.

 

  우리가 묵고 있는 大馬大亞호텔의 소형 버스 편으로 출발하여 2차선 도로를 가다가 스모 버스정류장에서 農路 같이 좁은 시골도로를 10여분을 달려 8시 46분, 시라다께 登山入口에 도착한다. 길이 좁아서 대형 버스는 들어갈 수 없이 좁은 길은 포장이 되어있으나 차량이 마주치면 쉽게 비껴가기가 쉽지가 않다. 그나마 차량 통행이 거의 없는데다가 우리처럼 등산을 하는 일본인이 전혀 없어 산을 찾는 차량을 한 대도 볼 수 없었다. 가끔 동네 주민들의 차량을 어쩌다 볼 수 있을 뿐이다.

 

  8시 55분, 배낭을 메고 林道를 따라 산행이 시작된다. 계곡의 물소리가 좀 크게 들리는가싶더니 가느다란 瀑布가 나타난다. 그냥 지나칠 수 없어 한 컷 담아놓고서 길 따라 頂上으로 향한다. 造林으로 우거진 森나무와 自然林으로 우거진 숲의 향기가 너무나 맑고 향기롭다. 길을 벗어난 산엔 사람의 痕迹을 전혀 찾을 수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산을 찾는 사람들은 오로지 우리나라 사람뿐인 것이다. 이따금 나뭇가지에 걸려있는 山岳會의 리본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곳을 지나간 痕迹을 말해준다. 무슨 대단한 자랑이라도 하는 듯 남의 나라에까지 와서 이런 짓을 하다니 도무지 이해가 안 가고 한편으로는 수치스럽다.

 

  30분쯤 오르니 林道가 끝나고 등산로가 시작된다. 鬱蒼한 常綠樹 사이로 森나무처럼 여기서는 보기 드물게 하늘로 향해 쭉쭉 뻗은 소나무 숲을, 떨어진 솔잎을 밟으며 재에 올라서니 시원한 바람이 얼굴을 스칠 때면 상쾌한 공기를 深呼吸하며 무한한 기쁨을 느낀다.

시라다께신사(白嶽神社)라 쓰여진 돌神社門을 지나서부터 常綠樹 落葉이 쌓인 가파른 산길이 시작된다. 太古的 原始林이 잘 보존된 가운데 떨어진 常綠樹의 落葉을 밟는 기분은 우리나라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즐거움이다. 도대체 얼마나 오랜 세월동안에 떨어진 常綠樹 落葉이며, 사람들의 발길이 많이 찾지 않는 곳이어서 쉬 부셔지지도 않은 그대로 길바닥에 쌓여있단 말인가?

 

  조금 더 오르니 로프가 쳐져있다. 작은 廣場 아래서부터 頂上까지 계속해서 로프가 쳐져있다. 우리나라 같으면 그리 험난한 곳도 아니건만 로프가 쳐져있어 오르기엔 한결 수월하다. 시라다께神社를 지나 9시 50분, 드디어 시라다께산(白嶽山) 頂上에 올랐다. 정상은 두 봉우리로 하나는 세이간보, 나머지 하나는 토간보라 부르는데 토간보는 위험해서 오르지 못하고 세이간보를 오르기로 했다. 岩峰 바로 아래에서 일행이 다 올라오기를 기다려 세이간보 정상에 오르니 바람이 세차게 몰아친다. 옅은 안개가 끼어 멀리 上對馬島는 보이지 않고 주변의 산과 섬들만이 안개 속에서 겨우 볼 수 있었다.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볼 수 없는 아쉬움 속에서 정상에 오른 기념사진을 찍고는 10시 45분, 하산을 시작했다. 平日이어서 그런지 山行을 하는 동안 우리 일행 말고는 등산객을 전혀 만날 수 없었고, 神社를 찾는 일본인도 전혀 볼 수 없었다.

 

  산을 오를 때 보아둔 絶景을 카메라에 담으려고 일행들 보다 앞서 下山을 서두른다. 가파른 산길을 미끄러지듯이 내려서 돌 神社門을 지나 우리가 올라온 코스를 따라 하산한다. 林道를 따라 내려오다가 오를 때 잠시 쉬었던 瀑布에서 몇 컷의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는 시원한 瀑布水에 땀을 씻고서 바로 아래 溪谷에서 落花와 흐르는 물을 주제로 한 ‘落花流水’란 作品을 構想했다. 검은 바위계곡에 흐르는 물과 함께 떠도는 하얀 落花, 구상은 좋은데 과연 생각대로 작품 하나쯤은 건지려나? 잠깐 촬영하는가 싶었는데 30분가량이나 걸렸다. 無我地境에 빠지다보니 시간가는 줄 모른 것 같다. 11시 44분, 버스가 우리를 내려준 곳에 도착하여 오늘 산행은 끝이 났다.

 

  시라다께산(白嶽山) 산행시간은  스모 버스정류장 쪽에서 頂上에 올라 되돌아오는 데는 대략 3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이는 잘 못 걷는 사람들이 걸리는 시간이고 보통 2시간-휴식시간을 뺀 산행시간-정도면 충분할 것 같다. 이날 오르는데 50분, 내려오는데 30분 정도로 1시간 20분밖에 안 걸렸으니까 2시간이면 충분한 산행을 할 것 같다. 시간이 되면 정상에서 하산하다 돌 신사문을 지나 카미자카 버스정류장 방향(약 2시간 반)으로 산행하면 더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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