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향로산

영봉 2006. 11. 9. 21:18

 

 

 

향로산은 흔히 영남알프스를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라고 불린다. 해발 976m로 그리 높지도 않고 그렇다고 손쉽게 오를 수 있는 산도 아니다. 산세와 경관을 자랑하는 영남알프스는 산속 깊숙이 들어가서는 그 장엄한 모습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다. 영남알프스 외곽에 우뚝 솟아 동·서부 산군을 두루 조망할 수 있는 경남 밀양의 향로산(976m)을 찾았다. 10시 20분, 표충사 매표소 입구 바로 아래 버스에서 내려 우측으로 오르는 임도를 따라 오르다 호두나무집 우측 등산로 초입에 들어선다. 바로 옆에 등산로를 두고 가파른 물길을 따라 오르자니 여간 힘 드는 게 아니다. 수북하게 쌓인 낙엽 때문에 더욱 힘들어 한 30분도 채 못 걸어 쉬어 가기로 한다.

조금 더 올라가다가 등산로를 만나 좀 수월하게 산행을 계속한다. 아직도 한껏 뽐내는 붉은 단풍을 즐기며 힘든 줄도 모르게 재(755m)에 다다른다.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산이라서 그런지 등산로는 낙엽으로 덮여 한발 한발 내딛기가 여간 조심스러운 게 아니다. 어떤 곳은 길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다. 하지만 사람의 발길이 끊겨 원시림의 적막감이 감도는 삼림을 느끼면서 등산하는 묘미는 너무나 상쾌하다.

마지막 봉우린가 싶어 오르면 또 봉우리가 나타나고, 이렇게 몇 차례 봉우리를 올라 출발한지 1시간 반 만에 향로산 정상(976m)에 올라섰다. 사방이 탁 트인 정상에서 바라보니 가슴이 후련하다. 북쪽으로 운문산과 재약산 사자봉이 아련하고 발아래로는 사자평과 골짜기가 굽어보인다. 동쪽으로는 신불산, 취서산, 시살등, 염수봉으로 이어지는 영남알프스 동부 산군의 주릉이 장쾌하고, 서쪽으로는 백마산, 금오산, 만어산이 절해의 고도처럼 봉우리만 내밀고 있다. 조망을 끝내고 땀이 다 식기 전에 올랐던 길을 되돌아 내려선다. 낙엽이 쌓인 길이라 조심조심 하산한다. 발 디딜 곳을 정확히 알 수 없어 더러 미끄러지기도 하면서 재에 도착하여 점심을 먹는다. 시간이 충분한지라 느긋하게 식사를 끝내고는 내려오는데 올라올 때 만난 등산로를 따라 계속 하산하다보니 바로 올라올 때의 등산로 초입이다. 결국 처음 등산로를 잘 못 올라 좀 더 체력을 소모한 셈이다. 도로를 따라 상가지역 주차장까지 걸어 도착하니 오후 2시 반이다. 약 4시간을 산행한 셈이다. 버스를 타고 출발하여 밀양댐에서 하산주 한 잔에 피로를 풀면서 출발지로 돌아왔다.


 

 

 

'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집현산  (0) 2006.11.21
조계산 단풍 산행  (0) 2006.11.11
천관산  (0) 2006.10.26
내장산  (0) 2006.10.24
연화산  (0) 2006.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