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적당히 마시면 '藥' 과하게 마시면 '毒'

영봉 2009. 5. 26. 21:45

적당히 마시면 '藥' 과하게 마시면 '毒'

막걸리의 건강 효과
하루 1~2잔 정도가 적당 콜레스테롤 수치 낮아져
당뇨약 복용 중 마시면 저혈당 초래… 반주 금물

막걸리의 알코올 도수는 6~8도로 맥주와 비슷하다. 막걸리도 너무 많이 마시면 알코올성 지방간이나 간경화를 일으킬 수 있다. 반대로 적당하게만 마시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 하루 1~2잔의 술은 특히 혈관에 '보약'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더욱이 막걸리는 발효식품으로 효모, 단백질, 당질, 비타민B2, 콜린 등 기능성 성분들까지 풍부하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이동호 교수는 "막걸리도 분명히 술이기 때문에 과음은 알코올성 지방간, 알코올 중독 등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며 "다만 막걸리를 한 두잔 정도 마신다면 효모와 비타민 등이 풍부하므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막걸리의 건강 효과에 대한 연구는 와인에 비하면 턱없이 적다. 동물실험과 사람을 대상으로 한 일부 실험결과가 있을 뿐이다.

▲ 여러 종류의 막걸리 칵테일(막걸리에 복분자·키위·딸기 등 생과일즙을 섞은 것)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당뇨병 있는 사람이 마셔도 되나

술은 혈당 상승을 억제한다. 알코올이 식후 인슐린 분비를 활성화할 뿐 아니라 간에 저장된 포도당이 혈액 속으로 방출하는 것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외국 연구에 따르면 식후 혈당 상승 억제 효과는 와인이 가장 크고, 양주, 맥주 순이다. 막걸리도 맥주와 비슷한 혈당 상승 억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막걸리는 맥주보다 단백질 등의 함량이 높아 혈당 상승억제 효과가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당뇨병 약을 복용하는 환자들은 반주가 금물이다.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박철영 교수는 "당뇨병 약이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데 알코올까지 더해지면 저혈당이 초래될 수 있으므로 공복 시 막걸리를 포함해 술을 절대 마셔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

하루 1~2잔 정도의 술은 혈관을 튼튼하게 하고 콜레스테롤을 낮춰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많은 연구에서 입증돼 있다.

이런 효과는 와인뿐 아니라 막걸리에도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신라대 식품영양학과 배송자 교수팀이 실험 쥐 42마리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쪽은 막걸리 농축액을 투여하고, 다른 쪽은 같은 양의 생리 식염수를 투여했다. 시간대별로 혈중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사한 결과 막걸리 농축액을 투여한 그룹에서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졌다.

배 교수는 "알코올을 많이 섭취하면 혈중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져 동맥경화증, 고혈압 등의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막걸리는 정반대로 나왔다"며 "왜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낮아졌는지는 더 연구해봐야 하겠지만 막걸리 발효 성분들이 알코올의 작용을 억제하고 약리효과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 교수팀의 다른 연구에 따르면 막걸리를 거르고 남은 찌꺼기(지게미)에는 고혈압 치료제와 비슷한 정도로 혈압을 낮추는 물질인 펩타이드가 함유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 치료제의 혈압 강하 효과를 90으로 할 때 막걸리 지게미의 효과는 80쯤 된다는 것. 고혈압 예방효과를 얻으려면 막걸리를 잘 흔들어서 마셔야 한다.

항암, 면역력 증강 효과

막걸리의 식이섬유와 단백질 성분이 항암 효과가 있다는 실험결과도 있다. 2008년 한국식품영양과학회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이 농축시킨 막걸리를 유방암, 간암, 대장암, 피부암 세포에 주입한 결과 암 세포 성장억제 효과가 나타났다.

한경대 생명공학부 이학교 교수는 "막걸리는 효모 등이 장 속에서 발효돼 유해 세균을 억제하고 유익한 세균을 활성화시켜 면역력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사상체질과 김달래 교수는 "막걸리는 소화가 잘 안되거나, 손발이 찬 소음인에게 좋은 술"이라며 "한 잔(200~250cc)정도 먹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lk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