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단/접사 및 특수 렌즈의 차이
지난 시간에 이어, 이번에도 렌즈에 관한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렌즈의 용어, 기능에 대해 설명드렸으니 이제는 렌즈의 종류와 용도, 특성에 대해 살펴볼 차례입니다. 이 부분은 독자 여러분들도 잘 아는 부분일 겁니다. 줌 렌즈, 단렌즈, 접사 렌즈. 익숙한 용어들이지요? 뿐만 아니라 렌즈 중에서는 특수 용도로 쓰이는 것도 있습니다.
초점 거리
렌즈의 종류를 나누기 전에 알아두어야 할 것이 렌즈 분류입니다. 지난 시간에 렌즈의 '초점 거리'에 대해 알아본 적이 있습니다. 이 초점 거리에 따라 렌즈는 광각 / 표준 / 망원으로 나뉩니다.
보통, 35-50mm 사이 초점 거리를 표준 초점 거리라고 합니다. 이것은 사람의 눈의 시야각과 비슷한 초점 거리 대역이며 사진가들이 수십년 동안 가장 애호해온 초점 거리이기도 합니다. 이 대역의 초점 거리를 가진 단렌즈를 보통 표준 단렌즈라고 말합니다. 35mm, 40mm, 50mm 등의 단렌즈가 그 예입니다.
▲24-70mm F2.8 표준 줌 렌즈는 일반적으로 고급 줌 렌즈에 속합니다.
표준 줌 렌즈는 의미가 살짝 다른데요, 표준 줌 렌즈는 광각-준망원 초점 거리 등 가장 많이 쓰이는 초점 거리를 골고루 지원하는 렌즈입니다. 표준 줌 렌즈는 대부분 24-28mm 사이의 광각 초점 거리와 70-100mm 사이의 망원 초점 거리를 지원합니다. 35mm 환산 24-70mm, 28-75mm, 28-70mm, 28-105mm 렌즈라면 표준 줌 렌즈라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표준 초점 거리를 기준으로 이보다 짧으면(숫자가 작으면) 광각, 길면(숫자가 크면) 망원이라고 말합니다. 광각 렌즈를 쓰면 옆으로 넓게 보이며 망원 렌즈를 쓰면 멀리 있는 피사체가 가깝게 보입니다. 예를 들어, 24mm 초점 거리를 지닌 렌즈가 있다면? 이 녀석은 광각 단렌즈로 분류됩니다. 100mm 렌즈는? 망원 단렌즈에 속하지요. 준광각 / 초광각 / 준망원 / 초망원 등 초점 거리를 세분화해 부르는 말도 있습니다만, 기본적으로는 광각 / 표준 / 망원으로 나뉩니다.
그렇다면 12-24mm 렌즈는? 광각 줌 렌즈입니다. 24-70mm 렌즈는? 표준 줌 렌즈고요, 70-200mm 렌즈는? 망원 줌 렌즈입니다.
▲광각 렌즈로는 이처럼 시원한 시야를 담아낼 수 있습니다.
광각 줌 / 단렌즈는 풍경 촬영 시 유용합니다. 시야가 넓으니까요. 표준 줌 / 단렌즈는 일반 스냅 촬영에 어울립니다. 인물, 풍경, 간이접사, 스냅, 여행 등 어떤 분야의 사진에도 쉽게 대입할 수 있어 쓰임새도 가장 많습니다. 망원 줌 / 단렌즈는 당연히 멀리 있는 피사체를 확대해 촬영하는 데 쓰입니다. 스포츠 사진 촬영에 유용하지요. 긴 초점 거리와 개방 조리개를 이용해 얕은 심도의 사진을 촬영할 때에도 망원 줌 / 단렌즈가 많이 쓰입니다.
센스있는 독자분들은 아셨겠지만, 렌즈에 표시된 초점 거리는 '실제 초점 거리'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APS 타입 DSLR / 미러리스나 독자 규격의 렌즈를 35mm 기준으로 보려면 그에 맞게 수치를 변환해서 보셔야 합니다. 예를 들어 올림푸스 / 파나소닉의 마이크로포서즈 포맷은 35mm 환산 2배 초점 거리를 지니게 됩니다. 따라서 마이크로포서즈 규격의 14-42mm 렌즈는 초광각 줌 렌즈가 아니라, 35mm 환산 28-84mm의 표준 줌 렌즈가 되는 셈입니다.
단렌즈
초점 거리를 하나만 지원하는 렌즈가 단렌즈입니다. 사실, 단렌즈는 '단'초점 '렌즈'의 줄임말이기도 합니다. 단렌즈 구분법은 아주 쉽습니다. 초점 거리(mm)가 하나만 표기된 렌즈가 바로 단렌즈입니다.
▲초점 거리가 하나. 단초점 렌즈입니다.
단렌즈의 장점은 크기가 작고 가볍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조리개를 크게 만들 수 있습니다. 단렌즈의 렌즈군은 줌 렌즈보다 갯수가 적고 구성도 단촐하죠. 그래서 렌즈 조리개를 크게 만들 수 있고 본체 크기도 작아지는 겁니다. 물론, 단렌즈라고 해도 고급 렌즈군이 다수 포함된 특수 렌즈나 망원 단렌즈는 부피가 큽니다. 하지만, 밝은 조리개는 단렌즈만의 특권이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개중에는 조리개가 F1.4도 아닌, F1 이하인 렌즈도 있습니다. 반면, 단렌즈는 초점 거리가 하나 뿐이니 제한된 시야를 나타냅니다. 아무래도 줌 렌즈보다 활용성은 다소 떨어지지요.
줌 렌즈
여러 개의 초점 거리를 지원하는 줌 렌즈는 매우 편리합니다. 줌 렌즈를 사용하면 광각으로 촬영하다가도 순식간에 준망원 초점 거리를 표현할 수 있습니다. 스냅 촬영을 하다 갑자기 접사 촬영을 할 수도 있습니다. 범용성은 줌 렌즈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특히, 광각~초망원 초점 거리를 모두 구현하는 고배율 줌 렌즈는 매우 편리합니다.
줌 렌즈 구분법도 매우 쉽습니다. 렌즈에 표기된 초점 거리가 2개면 줌 렌즈입니다. 그리고, 그 초점 거리에 따라 광각 / 표준 / 망원 줌 렌즈로 나뉘지요.
반면, 줌 렌즈는 구조상 단렌즈 수준의 조리개 구현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줌 렌즈 가운데 가장 밝은 렌즈라고 해 봐야 F2 정도입니다. 보통 F2.8 조리개 줌 렌즈라면 그 라인업 최고 모델이라고 봐도 됩니다. 단렌즈에 비해 부피가 크다는 점도 어찌 보면 단점이네요. 하지만, 이러한 단점은 편의성이라는 장점이 모두 가려줍니다. 사진을 배우는 용도로, 전천후 렌즈 용도로 줌 렌즈는 매우 요긴한 제품입니다.
접사 렌즈
접사 렌즈는 주로 준망원-망원 렌즈에 많습니다. 광각 렌즈는 그 자체로 최소 초점 거리가 짧지만, 왜곡이 생기기 쉽고 시야가 분산돼 접사 렌즈로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는 렌즈 끝에서 1~3cm까지 근접해 접사 촬영할 수 있지요? 이것은 이미지 센서와 렌즈 크기가 작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DSLR / 미러리스 카메라는 센서와 렌즈 크기가 크니 접사 촬영 시에는 이에 맞게 설계된 전용 렌즈를 사용해야 합니다.
▲접사 렌즈. 준망원 초점 거리를 지닌 경우가 많습니다.
접사 렌즈는 최소 초점 거리(초점이 맞는 거리)가 짧은 렌즈입니다. 따라서, 가까운 곳에 있는 피사체를 담아낼 수 있습니다. 접사 렌즈에는 Macro(혹은 Micro)라는 마크가 붙습니다. 단, 접사 렌즈의 최소 초점 거리는 렌즈면이 아니라 이미지 센서부터 재는 것입니다. DSLR / 미러리스 카메라 윗면을 보면 파이 기호가 새겨진 곳이 있습니다. 파이 마크가 바로 이미지 센서 위치를 나타내는 표시입니다. 따라서, 최소 초점 거리가 38cm인 접사 렌즈라면 렌즈 끝이 아닌 이 파이 마크에서부터 38cm 떨어전 피사체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소프트포커스 렌즈
▲소프트포커스 렌즈. 최근에는 거의 모든 모델이 단종된 상탭니다.
일반적인 렌즈들은 화질에 영향을 주는 수차를 최대한 억제합니다. 그런데, 소프트포커스 렌즈는 이 수차를 일부러 유지합니다. 이 경우 초점이 맞는 부분은 선명하지만, 그 밖의 부분은 살짝 흐리고 부드럽게 묘사되는데요, 이 효과를 일부러 구현한 것이 소프트포커스 렌즈입니다. 이 렌즈는 빛망울 표현이 매우 두드러져 아름다운 배경흐림 효과를 나타냅니다. 주로 인물 촬영에 쓰이지요.
틸트 / 시프트 렌트
이전, 대형 벨로우즈 카메라는 렌즈를 상하좌우로 움직여 초점면을 조절했습니다. 이 원리를 도입한 것이 틸트 / 시프트 렌즈입니다. 틸트 / 시프트 렌즈는 초점이 맞는 부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원근감 왜곡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건물이나 풍경 사진 촬영 시 피사체가 크거나 휘어져 보이는 왜곡이 일어나기 쉬운데, 이 때 틸트 / 시프트 렌즈를 사용하면 이 왜곡을 없애줍니다. 최근에는 이 렌즈로 미니어처 효과를 구현하는 사용자들도 많습니다. 초점을 원하는 곳에 맞추고 나머지 부분의 심도를 얕게 표현하면 미니어처를 보는 듯한 사진을 촬영할 수 있습니다.
반사망원 렌즈
반사망원 렌즈는 반사망원경의 원리를 도입한 렌즈입니다. 오목렌즈를 통해 빛을 받고, 거기에 반사된 빛을 부경으로 다시 반사해 파인더로 보내면 손쉽게 망원 초점 거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반사망원 렌즈는 원리가 간단한 만큼 본체 크기가 작게 만들 수 있고 500mm 이상의 초점 거리도 쉽게 구현할 수 있습니다.
▲반사망원 렌즈. 외관이 독특합니다.
다만, 수차(빛 주위에 색이 번지는 현상)가 다소 심하고 구조상(망원경을 이용한 원리) 조리개 조절이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반사망원 렌즈의 빛망울은 독특하게 도넛 모양으로 만들어집니다. 이 효과 때문에 반사망원 렌즈를 애호하는 사진가들도 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렌즈의 용어, 성능, 쓰임새와 용도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다음 시간, '렌즈 어댑터와 수동 렌즈'를 마지막으로 렌즈 파트는 마무리 하겠습니다.
차주경 기자 reinerre@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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