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정보

색온도 조절하면 사진이 달라진다[차주경의 개념디카(22)]

영봉 2012. 12. 7. 10:16

색온도 조절하면 사진이 달라진다

 

독자분들은 색온도를 아시나요? 그리고 이 색온도가 사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도 아시나요? 색온도는 사진의 색상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칩니다. 사진을 찍다보면, 내가 본 피사체의 색상과 사진의 색상이 미묘하게 다른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실제로 봤을 땐 강렬한 느낌의 빨간 색이었는데, 사진에 찍힌 빨간 색은 다소 흐린 느낌이 든다든지, 가을의 파란 하늘을 담았는데 내가 본 것 만큼 파랗게 나오지 않았다든지......이러한 현상이 바로 색온도 때문에 일어나는 것입니다.

    

 

▲색온도가 낮은 사진(좌)과 높은 사진(우)입니다.

 

색온도는 빛을 수치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불을 예로 들어볼까요? 불은 온도가 낮을 수록 붉은 색을 띠고, 불의 온도가 높아지면 점차 푸른 색을 띠게 됩니다. 밤하늘의 별의 색상이 모두 다른 것도 이와 같은 원리지요. 색온도 역시 이러한 개념으로 파악하면 쉽습니다. 색온도(색온도의 숫자)가 낮은 촬영 환경이라면 이미지는 전반적으로 붉은 기가 돌게 됩니다. 색온도(의 숫자)가 높은 상황에서 사진을 찍으면 푸른 기가 돌게 되지요. 반대로, 붉은 기가 도는 촬영 환경이라면 색온도가 낮은 것이고 푸른 기가 도는 환경이라면 색온도가 높은 것입니다.

 

그렇기에 디지털 카메라의 색온도를 잘 맞추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카메라의 색온도 설정과 촬영 환경, 혹은 피사체 색상이 맞지 않는다면 뭔가 이상한 색상이 나오겠지요?

 

▲색온도와 색상의 차이. 위 그림을 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자, 그러면 디지털 카메라에서 색온도는 어떻게 맞추고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요? 사실, 디지털 카메라로는 색온도를 조절하기 매우 쉽습니다. 라이브 뷰 상태에서 색온도 변화를 모니터로 실시간 변경할 수 있으니까요. 자, 그러면 여러분들의 디지털 카메라로 직접 색온도를 변경해 보세요. 한 가지 의아한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색온도를 낮추면 이미지가 파랗게 되고, 올리면 붉게 됩니다. '색온도가 낮으면 이미지가 붉어지고 높으면 파랗게 된다'라는 위 설명과는 정 반대죠?

 

▲같은 촬영 환경인데, 색온도 2500K(좌)와 5500K(중) 9900K(우)의 색이 다르다?

 

디지털 카메라의 색온도 설정 기능은 카메라에게 '색온도가 지금 어느 정도다'라고 인식시켜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색온도를 2000K로 설정하면 카메라는 '아, 지금 색온도가 2000K밖에 안 되니까 이미지가 붉게 나오겠구나. 그럼 파란색을 좀 올려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이미지가 파랗게 되죠. 반대로 색온도를 9000K로 설정하면 카메라는 '아이고. 사진이고 뭐고 파란색 투성이겠구나. 붉은 색을 더해주자'라고 판단해 이미지 색을 붉게 조절합니다.

 

필름 카메라 시절에는 색온도를 맞추기 위해 색온도 필름을 사용하거나 렌즈 앞에 색 필터를 장착해야 했습니다. 물론, 디지털 카메라는 설정 변경만으로도 다양한 색온도를 맞춰줄 수 있지요. 디지털 카메라는 색온도 변화에 따른 이미지 변화까지 모니터로 보여주니, 정말 기특한 녀석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다양한 화이트밸런스 메뉴. 이 가운데 AWB가 가장 많이 쓰입니다.

 

독자분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될 것은 아무래도 자동 색온도 설정 기능, 오토 화이트밸런스(AWB)일 겁니다. 이 설정은 촬영 환경에 가장 알맞은 화이트밸런스를 자동으로 설정해줍니다. 대부분의 촬영 상황에서는 AWB를 사용하세요. 이전에는 이 AWB 검출 성능이 떨어져 툭하면 색상이 틀어지는 디지털 카메라가 많았지만, 최근 출시된 제품들은 광원이 심하게 변하는 상황 하에서도 알맞은 화이트밸런스를 잡아줄 정도로 AWB 검출 성능이 높습니다.

 

하지만, AWB로도 어떻게 할 수 없을 만큼 광원이 독특할 때가 있습니다. 이 때 유용한 것이 형광등, 백열등, 구름, 햇빛, 플래시 등의 프리셋 화이트밸런스입니다. 이들 메뉴는 각각의 촬영 상황에 최적화된 화이트밸런스를 지원합니다. 이들 화이트밸런스 설정은 문자 그대로 형광등 하에서, 백열등 하에서, 구름 낀 상황 하에서 사용하시면 됩니다.

 

 
▲커스텀 화이트밸런스 맞추는 법

 

디지털 카메라는 커스텀 화이트밸런스 적용 기능도 지원합니다. 이것은 사용자가 임의로 화이트밸런스를 설정해주는 기능입니다. 사용법은 간단합니다. 디지털 카메라의 커스텀 화이트밸런스 메뉴를 켜고 흰 종이를 화면에 가득차게 한 후 촬영하면 됩니다. 더러는 기존에 촬영한 사진을 기준으로 커스텀 화이트밸런스를 맞춰주는 제품도 있습니다만, 기본적인 사용법은 같습니다. 커스텀 화이트밸런스는 독특한 광원 하(결혼식장이나 스튜디오 등)에서 오랜 시간 촬영할 때 유용합니다. 또한, 조명에 따라 달라지는 색온도를 정확히 설정해준다는 점에서 편리한 기능입니다.

 

▲고급 디지털 카메라는 K별로 색온도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고급 디지털 카메라 중에서는 100~1000K 단위로 색온도를 직접 설정할 수 있는 제품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색온도를 훨씬 더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가장 자주 쓰이는 주광 하에서의 색온도는 5000~5500K입니다. 이를 기준으로 색온도를 가감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위 이미지가 일반적인 사진입니다.
아래 왼쪽 사진은 카메라의 색온도 설정을 일부터 낮춰 하늘의 파란 색을 강조했습니다.
아래 오른쪽 사진은 카메라의 색온도 설정을 일부러 높여 저녁의 붉은 색을 강조했습니다.

 

그렇다면, 색온도를 일부러 틀어서 색상을 강조할 수 있지 않을까요? 맞습니다. 특히 풍경이나 일몰, 하늘 사진 촬영 시 AWB를 사용하지 않고 색온도를 임의 지정해 사용하면 사진의 색상을 더욱 돋보이게 할 수 있습니다. 인물 촬영 시에도 색온도를 일부터 높여 피부 색을 붉고 화사하게 표현하기도 합니다.

 

이번 시간에는 색온도를 바꾸는 것만으로 이미지의 색상과 느낌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개념디카, 다음 시간에는 디지털 카메라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각종 파라미터 설정 기능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차주경 기자 reinerre@i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