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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모자라면 '플래시'를 찾으세요[차주경의 개념디카(26)]

영봉 2013. 1. 16. 21:36

빛이 모자라면 '플래시'를 찾으세요

 

사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빛'입니다. 그런데, 이 빛의 양이 부족하다면, 빛의 색깔이 어색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진을 찍다 보면 지금까지 개념디카 코너에서 알아본 촬영 기법이나 편의 기능으로도 어떻게 할 수 없을 만큼 열악한 환경과 마주칠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치 앞도 안 보일 만큼 어두운 환경이라든지, 다양한 조명이 한 데 섞여 0.1초 단위로 화이트밸런스가 바뀌는 환경 등을 말합니다.

 

이처럼 빛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경우 사진의 밝기나 색상을 임의로 조절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렇다면, 엉망이 돼 버린 빛을 보충해 주거나 새로 만들어 주어야 하겠지요? 그 역할을 하는 것이 플래시입니다. 플래시는 단순히 빛을 보충해주는 역할 외에도 더 자연스러운 빛을 만들어주거나 피사체의 색상을 강조해 주는 역할까지 합니다. 개념디카, 이번 시간에는 플래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내장 플래시 Vs 외장 플래시

 

플래시의 기본 역할은 '빛을 쏴서 보충해주는' 것입니다. 콤팩트 필름 / 디지털 카메라의 앞면을 보면 투명한 창을 볼 수 있는데, 이 부분이 플래시입니다. DSLR 카메라의 내장 플래시는 헤드 부분에 장착돼 있어, 사용할 때 위로 올려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좌)의 내장 플래시, DSLR 카메라(우)의 외장 플래시

 

내장 플래시가 없는 카메라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외장 플래시를 사용해야 합니다. 외장 플래시는 '핫 슈'에 장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핫 슈가 아닌 '브라켓'에 연결하는 제품도 있습니다만, 대부분의 외장 플래시는 핫 슈를 통해 장착합니다. 핫 슈는 DSLR 카메라라면 99% 이상 지니고 있으며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 중에서도 하이엔드, 고급 수동 모델에는 핫 슈가 지원됩니다.

 

▲외장 플래시를 연결해주는 핫 슈

 

카메라 본체에 내장된 내장 플래시는 제법 요긴합니다. 하지만, 내장 플래시는 쏴주는 빛의 양이 많지 않고 본체에 고정된 만큼 바운스 촬영도 불가능합니다. 외장 플래시는 무시무시한 생김새와 부피에 어울리게 빛의 양이 매우 풍부합니다. 수백 번 이상 발광시킬 수도 있고 각종 중고급 촬영 기법을 적용하기에도 좋습니다. 하지만, 가격이 다소 높고 부피도 부담스럽지요.

 

반드시 외장 플래시를 구입해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의 경우 외장 플래시 사용 자체가 안 되는 경우도 있고요. 하지만, 고급 촬영 기법을 익히거나 빛이 모자란 상황에서의 촬영이 잦다면 외장 플래시를 구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로, 외장 플래시의 명칭은 제조사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스트로보, 플래시, 스피드라이트 등 여러 가지 명칭이 있지만, 본질은 '외장 플래시'입니다.

 

플래시 용어를 살펴보자

 

여기에서는 외장 플래시 위주로 설명을 이어나가겠습니다. 우선, 외장 플래시의 성능 차트에 기재된 주요 플래시 관련 용어를 살펴보겠습니다.

 

가이드 넘버(GN)

가이드 넘버는 플래시의 성능을 알기 위해 가장 눈여겨봐야 할 용어입니다. 플래시의 광량을 단위로 나타낸 것이 가이드 넘버입니다. 가이드 넘버는 'ISO 100' 상황에서 '촬영 거리'에 '조리개 값'을 곱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GN 60의 플래시를 사용하면 조리개 F4에서 15m 거리까지 빛이 닿게 됩니다. 조리개를 F8로 조이면 이 플래시로 7.5m 가량 떨어진 피사체에 빛을 쏴줄 수 있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F10인 상황이라면? 이 플래시의 빛은 6m까지 나가겠지요.

따라서, 가이드 넘버가 높으면 높을 수록 조리개를 조이면서도 빛을 더 멀리 보낼 수 있습니다. 가이드 넘버는 기본적으로 ISO 100, 50mm 렌즈를 사용할 경우 측정된 값이라는 점도 알아두세요. 이 때, 간혹 GN 성능 표기상에서 '조사각'이 문제가 되는 때도 있습니다.

조사각

조사각은 플래시 '빛이 퍼지는 범위'를 말합니다. 플래시에서 나간 빛이 항상 가운데로 모여있는 것은 아닙니다. 렌즈의 화각에 따라 빛을 다르게 쏴야 효율적이겠지요? 예를 들어, 광각 렌즈를 사용한다면 빛을 가운데 모아서 쏘는 게 아니라 넓게 흩어서 쏘는 게 더 효율적입니다. 망원 렌즈 사용 시에 빛을 흩어버리면 빛이 멀리 가지 못 할 테니, 되도록 빛을 모아서 쏴야겠지요. 이처럼 빛을 뿌리는 각도를 나타낸 것이 조사각입니다.

줌 기능을 지닌 플래시를 사용하면, 카메라 렌즈의 줌을 움직일 때 플래시 내에서도 뭔가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플래시 발광부가 조사각을 렌즈 초점 거리에 맞추기 위해 움직이는 것입니다. 이 과정은 대부분 자동으로 이뤄지지만, 플래시 내 설정을 조절해 조사각을 임의로 변경할 수도 있습니다.

GN 측정 시, 제조사마다 기준 조사각이 달라 문제가 될 때가 있습니다. A 제조사가 조사각 35mm를 기준으로 할 때, B 제조사에서는 조사각 105mm를 기준으로 하는 경우도 있다는 이야기이지요. 이 경우, 표시상 GN이 같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A 제조사의 광량이 더 높게 나타납니다.

외장 플래시 구입 시, 단순히 GN이 높다고 해서 선호하지 말고 조사각 기준도 유심히 살펴보세요.

리플렉터

와이드 패널

리플렉터 &
와이드 패널

플래시 가운데 중상급 제품은 헤드 부에 리플렉터나 와이드 패널을 지원합니다. 리플렉터는 바운스 촬영이나 캐치라이트 촬영 시 유용합니다. 천장 바운스 촬영 시 리플렉터를 사용하면 빛을 앞쪽으로 조금 더 모아주며, 인물 촬영 시 리플렉터를 사용하면 눈에 반사광을 만들어 주는 캐치라이트 촬영이 가능합니다.

와이드 패널은 조사각을 넓혀주는 액세서리입니다. 대부분의 외장 플래시는 24mm ~ 105mm 사이 조사각을 지원합니다. 24mm 이하 광각 렌즈를 사용할 때에는 와이드 패널을 사용해야 합니다. 와이드 패널이 조사각을 18mm 가량으로 넓혀주기 때문입니다.

발광 모드

디지털 카메라에 촬영 모드가 있듯, 플래시에는 발광 모드가 있습니다. 사용자가 임의로 플래시 광량이나 설정을 변경할 수 있는 M 모드, 플래시가 알아서 광량을 조절해 주는 프로그램 모드, 그리고 피사체와의 거리를 플래시가 측정해 주는 TTL 모드 등이 있습니다.

플래시의 M 모드를 사용하면 플래시의 광량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 모드는 무난하게 사용하기 좋지요. TTL 모드에 대해서는 다음 시간에 설명하겠습니다.

조광 보정

카메라처럼, 플래시 역시 광량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같은 촬영 환경 하에서 조리개나 피사체와의 거리를 바꾸지 않고 광량'만' 조절하고자 할 때, 플래시 노출보정을 사용해 빛의 양을 가감할 수 있습니다. 조광 보정은 카메라의 노출 보정과 비슷한 감각으로 사용하면 됩니다.

바운스 각도

외장 플래시는 빛이 나오는 헤드 부분을 꺾을 수 있습니다. 이 헤드 부분의 방향이나 각도에 따라 빛의 밝기나 퍼지는 정도가 바뀝니다. 이것을 바운스 촬영이라고 하는데, 이 바운스 각도도 주의해서 봐야 합니다.

바운스 촬영은 아래를 제외한 상 / 좌 / 우 모든 방향에서 가능합니다. 간혹, 외장 플래시 중에서 저가형 모델은 상하 바운스는 가능하지만, 좌우 바운스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 카메라를 세로로 세워 촬영할 때 상하바운스를 사용할 수 없게 됩니다. 되도록, 외장 플래시를 구입할 때는 상하좌우 바운스를 모두 지원하는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겠지요?

전원

플래시는 카메라 본체와 다른, 별도 전원을 사용합니다. 대부분의 외장 플래시는 AA형 배터리를 사용하지만, 일부 대용량 플래시는 전용 배터리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발광간격

아무리 좋은 플래시라고 해도 빛을 충전하는 시간은 필요합니다. 이 간격을 일컫는 용어가 발광 간격입니다. '충전 시간'이라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보통, 광량이 높을 수록 발광 간격은 길어집니다. 제품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발광 간격은 3-5초 가량인데, 광량을 줄이면 이 속도도 짧아집니다. 전용 배터리 팩을 장착할 수 있는 플래시라면, 배터리 팩을 통해 사용 시간도 늘리고 발광 간격도 좁힐 수 있습니다. 다만, 배터리 팩 가격이 플래시 가격보다 높다는 것은 함정입니다.

  

개념디카, 다음 시간에는 플래시의 촬영 기법과 응용법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차주경 기자 reinerre@i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