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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시, 효과적으로 쓰려면?[차주경의 개념디카(27)]

영봉 2013. 1. 23. 16:59

플래시, 효과적으로 쓰려면?

지난 시간에는 플래시의 용도와 관련 용어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얼핏 보면 상당히 복잡해 보이지만, 플래시의 기본 속성이 '빛을 보충해주는 액세서리'라는 점만 알아두면 다루기 어렵지만은 않습니다. 게다가, 플래시는 디지털 카메라처럼 다양한 자동 & 촬영 편의 기능도 지원합니다. 이번 시간에는 플래시의 촬영 편의 기능과 사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TTL / 무선 동조 / 싱크로 촬영은 무엇?

 

최근 출시되는 대부분의 플래시들은 'TTL'이라는 기능을 지원합니다. 이것은 'Through The Lens'의 약자로 자동 촬영 기능의 일종인데요, 플래시가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통해 피사체와의 거리를 자동으로 분석, 가장 알맞은 광량을 자동 조절해주는 기능입니다.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이용하기 때문에 'Through The Lens'인 것입니다.

 

▲TTL 촬영 기능은 거의 모든 플래시가 지니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TTL 기능도 많이 발전해서 렌즈의 초점 거리며 측광, 심지어는 빛을 미리 쏴서 반사된 빛의 양까지 포함해 발광량을 계산하는 플래시가 많습니다. TTL 촬영과 플래시 자동 촬영의 차이가 무엇이냐고요? 플래시 자동 촬영은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이 아니라, 플래시에 장착된 내부 센서를 이용해 촬영 환경을 분석, 발광량을 조절하는 것입니다. TTL처럼 '피사체에 최적화된 발광량'을 조절해주지는 못 합니다.

 

플래시 중에서는 무선 동조 기능을 지닌 제품이 있습니다. 무선 동조는 명칭 그대로 플래시를 장착하지 않고 '무선으로' 발광시키는 기능입니다. 이 기능이 왜 필요하냐고요? 플래시를 여러 대 사용할 때 유용하겠지요? 플래시 설정 내에 '마스터'와 '슬레이브'설정이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카메라에 장착한 플래시를 마스터로, 나머지 플래시들은 무선 동조를 이용해 발광시키는 슬레이브 플래시로 사용하는 것이지요. 최근에는 기술이 좋아져서, 슬레이브 플래시의 광량을 전부 다르게 지정해두는 것도 가능합니다.

 

슬로우 싱크로 촬영은 '선(후)막 동조' 기능을 일컫습니다. 셔터 스피드가 길어질 때 '플래시가 발광하는 시점'을 정하는 것이 슬로우 싱크로 촬영인데요, 셔터가 열리는 순간 플래시를 발광시키는 것을 선막 동조, 셔터가 닫히는 순간 플래시를 발광시키는 것을 후막동조라고 합니다. 슬로우 싱크로가 쓰이는 대표적인 예가 야경 인물 촬영입니다. 야경 인물 사진을 촬영하려면 셔터 속도가 길어지는데, 이 때 인물이 조금만 움직여도 사진에 반영됩니다. 그래서 셔터 속도를 길게 해서 야경을 촬영한 후, 인물 사진 촬영 시에만 플래시를 사용해 순간을 잡아주는 것입니다.

 

외장 플래시라면 99.9% 슬로우 싱크로 기능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 '슬로우 싱크로'와 '싱크로 터미널'을 이름이 비슷하다고 헷갈리시면 안 됩니다. 사실, 헷갈릴 이유도 없는 것이 싱크로 터미널은 핫 슈가 없는 카메라에, 혹은 브라켓을 이용해 플래시를 장착할 때 카메라와 플래시를 연결해주는 단자를 말합니다.

 

광량 조절, 와이드 패널에 따라 달라지는 플래시의 효력

 

플래시는 광량 보정 기능을 지녔습니다. 이 기능을 사용하면 같은 촬영 환경 하에서 플래시의 빛의 양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아래 이미지가 그 예인데, 같은 촬영 환경 하에서 플래시 내의 광량 조절 기능을 사용하면 아래처럼 빛의 양이 상당히 달라집니다.

 

광량 조절 줄임

광량 조절 없음

광량 조절 늘림

 

와이드 패널의 역할은? 그렇습니다. 빛을 더 넓게 퍼지게끔 만들어 광각 렌즈 사용 시 빛을 골고루 보내주는 역할입니다. 백문이 불여일견. 아래 이미지를 보세요. 와이드 패널을 사용할 때 빛이 더 넓게 퍼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빛을 '멀리'보내는 게 아니라 '넓게' 보내야 할 때, 혹은 바운스 촬영 시 빛이 너무 밝다는 느낌이 들면 와이드 패널을 사용해 보세요.

 

일반(조사각 24mm)

와이드 패널 적용(조사각 17mm)

 

바운스 촬영을 알아보자!

 

플래시를 사용할 때, 반드시 빛을 앞으로만 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경우에 따라 빛을 상하좌우로 튕겨서 써야 할 때도 있습니다. 이것이 바운스 촬영인데요, 바운스 촬영의 장점은 빛을 튕겨 한 번 걸러주는 만큼, '피사체에 더 자연스러운 빛을 더 골고루' 쏴줄 수 있다는 점입니다.

 

플래시 바운스는 빛을 튕기는 방향에 따라 상단 바운스와 좌/우 바운스 등이 있습니다. 하단 바운스도 원칙적으로 있기는 합니다만, 이 경우에는 플래시 헤드가 하단으로 젖혀지지 않으니, 플래시를 빼서 무선 발광시키거나 싱크로 단자를 연결해 사용해야 합니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빛을 천장에 튕기는 상단 바운스입니다. 빛을 부드럽게 퍼지게 해 주는 바운스의 장점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이 상단 바운스입니다. 좌/우 바운스는 빛을 일부러 옆으로 튕기고자 할 때에도 쓰이지만, 카메라를 세로로 눕혀 촬영할 때 상단 바운스 용도로 쓰이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상단 바운스

좌측 바운스

우측 바운스

 일반

직광

상단 바운스

좌측 바운스

 

바운스 여부 혹은 방향에 따라 사진의 느낌은 상당히 달라집니다. 직광 촬영 시에는 자칫 빛의 양이 너무 많아 피사체가 밝게 찍히기도 합니다. 상단 바운스로 빛을 흩어 고르게 해 주면 한결 자연스러운 느낌의 사진을 촬영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인물 촬영 시에는 좌/우측 바운스를 사용해 얼굴 부분에 그림자를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강한 인상을 표현하거나, 조명 방향을 조절해 피사체를 강조할 때 바운스는 매우 유용하게 쓰입니다. 바운스와 무선동조 플래시를 조합해 사용하면 잡지에서 볼 수 있는 멋진 모델 사진 촬영도 가능합니다.

 

플래시를 사용하면 얻는 장점

 

 ▲일반 촬영(좌)과 플래시 촬영(우)

 

플래시의 기본 속성은 빛을 보충해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피사체의 발색을 더 정확히 표현해주기도 합니다. 어두운 곳에 있는 피사체의 채도를 제대로 표현하려면 감도를 높이기보다는 플래시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 촬영(좌)과 플래시 촬영(우)

 

광원이 피사체 뒤에 있는, 이른바 '역광' 환경 하에서 적정 노출 사진을 촬영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디지털 카메라 내에 역광 보정 기능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그보다는 플래시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플래시는 밤이나 어두운 곳에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지요. 역광 하에서 플래시를 사용해 피사체에 빛을 쏴 주면 한결 자연스러운 느낌의 사진을 촬영할 수 있습니다. 이를 필 플래시라고도 합니다.

 

 ▲일반 촬영(좌)과 플래시 촬영(우)

 

주변 광량이 충분하더라도, 피사체의 위치나 모양에 따라 그늘이 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때에도 플래시가 유용하게 쓰입니다. 플래시를 적당히 사용하면 피사체 디테일도 살려주고 색상도 제대로 잡아주고 광량도 확보해주니 일석삼조 격이지요? 위 예제 이미지를 보면, 왼쪽 사진은 피사체의 그늘 부분이 제대로 묘사되지 않았습니다. 플래시를 사용해 피사체에 균일한 빛을 쏴 주면 오른쪽 사진처럼 숨겨진 피사체의 디테일이 드러나게 됩니다.

 

 ▲곤충 접사 촬영 시 플래시는 필수 액세서리입니다.
 

셔터 속도를 확보하고자 할 때, 특히 접사 촬영 시 플래시는 큰 도움이 됩니다. 접사 촬영 시에는 심도를 깊게 표현하고 해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조리개를 F16 가량으로 조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따라 셔터 속도는 그 만큼 느려질 수밖에 없지요. 빠르게 움직이는 곤충이나 바람에 나부끼는 꽃을 촬영하려면 셔터 속도가 느려서는 곤란합니다.

 

 ▲링 플래시

 

이 때, 플래시를 사용하면 셔터 속도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시중에는 접사 촬영을 위한 전용 플래시, 링 플래시(렌즈 대물 렌즈부에 장착하는, 발광부가 여러 개인 플래시)도 여러 종 나와 있습니다.

 

플래시 사용 Tip?

 

플래시 사용 시, 몇 가지 주의점이 있습니다. 우선, 플래시 사용 시에는 셔터 속도가 '동조 속도'이하로 제한됩니다. 대부분의 디지털 카메라는 1/250초 가량의 동조 속도를 가지고 있는데, 플래시 장착 시 M 모드 사용 시에는 동조 속도인 1/250초까지만, S / A 모드 사용 시에는 1/60초로만 사진을 촬영할 수 있습니다. 이보다 더 빠른 셔터 속도를 사용하고 싶다면? 고속동조 기능이나 리프셔터(렌즈 셔터) 카메라를 사용해야 합니다. 리프셔터를 사용하는 카메라는 극히 일부이므로, 1/250초 이상의 셔터 속도로 플래시 촬영을 원하는 독자분들은 고속동조 기능을 지닌 카메라와 플래시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광각~표준 초점 거리의 렌즈 사용 시 간혹 플래시의 빛이 렌즈 후드 등에 가려지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하세요. 플래시를 오래 사용하다보면, 가끔 발광부 발열 때문에 전원이나 조작계가 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때에는 플래시가 식기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행여 그럴 독자분은 없겠지만, 플래시는 절대 분해하지 마세요. 플래시는 고전압을 사용하므로 자칫 감전의 우려가 있습니다. 예상하셨겠지만, 플래시 역시 소모품입니다. 플래시를 오래 사용한 경우 발광부 램프를 교체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디지털 카메라 선택법과 종류, 자주 쓰이는 용어와 특징, 촬영 이론 등을 살펴봤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카메라를 들고 실제 촬영에 나섰을 때 주의할 점, 촬영 시 유용한 Tip을 모아 알려드리겠습니다.

 

차주경 기자 reinerre@i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