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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카메라보다 시야 3배 이상 넓힌 초광각 '곤충 눈 카메라' 세계 첫 개발

영봉 2013. 5. 2. 10:31

일반 카메라보다 시야 3배 이상 넓힌 초광각 '곤충 눈 카메라' 세계 첫 개발

 송영민 박사 등 한국 과학자들, 美 연구진과 공동 연구


	송영민 박사 사진
한국인 과학자들이 곤충의 눈을 본뜬 초광각(超廣角) 디지털 카메라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사람이나 일반 카메라가 볼 수 있는 각도 범위는 50도에 그치지만 곤충 눈 카메라는 160도 이상이다.

미국 일리노이대의 송영민(32·사진) 박사와 존 로저스 교수 연구진이 국제 학술지 '네이처' 2일자에 발표한 곤충 눈 카메라는 지름 0.8㎜의 마이크로 렌즈 180개가 지름 1.5㎝의 돔 구조로 배열된 형태다. 곤충의 눈이 수많은 홑눈이 모여 하나의 겹눈을 이룬 것과 마찬가지다. 마이크로 렌즈 아래에는 각각 빛을 영상으로 바꾸는 이미지 센서가 붙어 있다. 연구진은 실제 물체 촬영에도 성공했다. 이전에도 곤충 눈을 모방한 연구가 있었으나 실제 촬영까지 성공하지는 못했다.

곤충 눈은 사람 눈보다 여러 장점이 있다. 곤충은 각각의 홑눈이 그 방향으로 오는 빛만 처리하기 때문에 아주 미세한 변화까지 감지할 수 있다. 파리가 사람의 손을 손쉽게 피하는 것도 이 때문. 또 사람 눈은 렌즈인 수정체와 망막이 떨어져 있어 사물의 거리에 따라 따로 초점을 맞춰야 한다. 반면 곤충의 홑눈은 바로 아래에 광수용체가 있어 멀든 가깝든 초점을 따로 맞추지 않고도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다.

송영민 박사는 "이번 연구의 핵심은 마이크로 렌즈와 이미지 센서를 똑같이 반구형(半球形)으로 만들어 어느 곳의 영상이든 왜곡이 없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광각 촬영에 쓰는 어안(魚眼)렌즈도 곤충의 눈처럼 반구형이라 시야각이 넓다. 하지만 이미지 센서는 평면이어서 렌즈와 떨어져 있다. 이 때문에 렌즈를 통과한 빛이 센서의 엉뚱한 곳에 가 영상이 뒤틀리는 문제가 있다.


	곤충의 겹눈을 모방한 반구형(半球形) 디지털 카메라.해상도는 마이크로 렌즈와 비슷한 수의 홑눈을 가진 불개미의 눈과 비슷하다
곤충의 겹눈을 모방한 반구형(半球形) 디지털 카메라.해상도는 마이크로 렌즈와 비슷한 수의 홑눈을 가진 불개미의 눈과 비슷하다. /미 일리노이대 제공
네이처는 이번 결과를 표지에 주요 논문으로 소개했다. 독일 막스플랑크 신경생물학연구소의 알렉산더 보르스트 박사는 네이처지에 실린 별도 해설 논문에서 "송 박사팀은 초소형 비행 로봇의 상용화를 위한 디딤돌을 놓았다"고 평가했다. 초광각 곤충 눈 카메라를 장착한 초소형 비행 로봇은 넓은 재난 현장을 빠짐없이 정찰할 수 있다. 또 내시경에 장착하면 몸 안을 더 넓고 정확하게 볼 수 있으며, 고가의 광각 촬영용 어안렌즈도 대체할 수 있다.

송영민 박사는 논문의 공동 제1저자다. 광주과학기술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2011년부터 일리노이대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경희대 정인화 교수와 일리노이대 김락환 박사(현 삼성전자), 하버드대 박사과정의 박현성, 일리노이대 최기중 학부 연구생도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조선경제i > 뉴스 | 이영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