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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실내에서 사진을 망치는 이유?[차주경의 개념디카(29)]

영봉 2013. 2. 5. 10:02

풍경, 실내에서 사진을 망치는 이유?

 

풍경, 인물 사진에서 생기는 코사인 오차는 무엇?

 

풍경이나 얕은 심도로 인물 사진을 촬영하다보면, 왠지 모르게 사진이 흐리게 촬영된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지 않나요? 풍경 사진 촬영 시, 기준 피사체를 하나 잡고 구도를 조금 틀어 그 옆 피사체를 함께 촬영했을 때, 옆 피사체가 다소 흐리게 나오는 경우. 더러는 인물 촬영 시 인물의 얼굴에 초점을 맞추고 구도를 살짝 바꾸거나 옆에 있는 배경을 넣어 촬영했는데, 인물에 초점이 빗나간 것처럼 흐리게 나온 경우가 이 예입니다.

 

이것은 '코사인 오차'로 인해 생기는 문제입니다. 코사인 오차는 쉽게 말해서 '초점이 맞는 면이 틀어졌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입니다. 우리가 사진을 찍을 때, 초점이 맞는 면은 '수평면'입니다. 많은 사진가들이 초점이 맞는 영역을 원으로 알고 있는데요, 사실은 원이 아니라 수평면입니다. 아래 사진을 볼까요?

 

 

위 사진에 있는 카메라로 A 피사체를 찍으려면? 그냥 A에 초점을 맞추고 촬영하면 됩니다. 이 때 초점이 맞는 면은 검은색 원이 아니라 빨갛게 표시된 선입니다. 따라서, A에 초점을 맞추면 B에도 초점이 맞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D에 초점을 맞추면 E에도 초점이 맞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서 발생합니다. A에 초점을 맞추고 고정한 후, 구도를 바꿔 C도 담아내고자 한다면? 여기에서 많은 사진가들은 '초점이 맞는 범위는 원일테니, A에 초점이 맞으면 그 원의 반경 내에 있는 C에도 초점이 맞을 것이다'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아니라는 이야기지요. 사실 간단한 이야기입니다. 단체 인물 사진을 촬영할 때 일직선으로 서는 것이 이 때문입니다. 초점이 맞는 면은 원이 아니라 수평면이니까요.

 

A에 초점을 맞춘 카메라는 A, 그리고 A와 평면에 있는 B를 담아낼 수 있습니다. A에 초점을 고정한 채 구도를 C 방향으로 옮기면 A의 초점 면, 즉 빨갛게 표시된 선 혹은 B와 C 사이의 거리만큼 초점 오차가 생기게 됩니다. 이것이 코사인 오차입니다. 위 그림에서 D에 초점을 맞춘 후 초점을 고정하고 F로 옮겨 사진을 촬영한다면? 이 때도 E와 F의 거리만큼 코사인 오차가 생깁니다.

 

코사인 오차는 풍경 촬영 시, 혹은 아주 얕은 심도로 인물을 촬영할 때 잘 일어납니다. 해결 방법은 간단합니다. 풍경 사진 촬영 시에는 조리개를 조여주세요. 심도가 깊어져 초점이 맞는 수평면이 넓어집니다. 초점 고정 후 구도를 변경하는 것보다는 구도를 정하고 초점을 피사체에 맞춰주세요. 혹은, 카메라의 주변부 측거점을 사용해 초점을 정확히 잡아주는 것도 방법입니다. 얕은 심도로 인물 촬영 시에는? 반셔터를 사용하지 말고 주변부 측거점을 사용하세요.

 

코사인 오차는 사실 사진 내에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닙니다. 하지만, 광각이나 조리개 개방 인물 사진을 즐기는 사용자라면 꼭 알아두어야 할 내용이기도 합니다.

 

실내 촬영 시 생기는 노란 띠는 뭐야?

 

실내 촬영은 참 어렵습니다. 사람의 눈에는 실내가 밝게 보일 지 모르지만, 카메라는 실내를 상당히 어둡다고 판단합니다. 일반적으로 형광등 한 개가 켜진 방 안에서 사람은 충분히 밝다고 느끼지만, 카메라의 경우 F2.8 조리개에서 1/10~1/20초 셔터 스피드를 나타낼 정도로 실내를 어둡게 봅니다. 셔터 속도가 이만큼 느려지니 사진이 흔들리겠지요. 그래서 많은 사용자들이 실내 촬영 시 밝은 조리개를 확보하고 감도를 높여 촬영합니다.

 

그런데, 실내 촬영 시 흔들림과는 다른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진에 색깔이 이상한 띠가 생기거나 컬러 캐스트가 끼는 것이 이 예입니다. 아래 사진은 같은 곳에 있는 같은 피사체를 같은 카메라와 촬영 설정으로 찍은 것입니다. 멀쩡한 사진도 있는 반면, 노란 띠가 생긴 사진도 있지요?

 

▲같은 장소에서 같은 촬영 설정으로 찍은 4장의 사진. 왜 사진에 노란색 띠가 찍혔을까요?

 

이것은 '형광등 파장' 때문입니다. 형광등이 빛을 내뿜을 때 파장이 생기는데요, 카메라의 셔터 속도가 빠를 경우 이 파장이 사진에 찍혀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텔레비전 화면을 카메라로 촬영하면 검은 띠가 생기는 것도 이와 같은 경우입니다. 텔레비전 화면은 1초에 30프레임의 화면을 연속으로 내보내는 것인데, 이 때 1/30초보다 빠른 속도의 셔터 스피드로 화면을 촬영하면 텔레비전의 프레임이 사진에 찍히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이 현상을 없애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간단합니다. 형광등의 파장이 사진에 영향을 미치지 못 하도록 플래시로 빛을 쏴 주거나 형광등 파장보다 느린 셔터 속도로 촬영하면 됩니다. 형광등은 대부분 1초에 60번 정도 깜박입니다. 그러므로 카메라의 셔터 스피드를 1/60초 이내로 맞춰주면 이러한 현상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카메라가 알려준 대로 했는데 노출이 빗나간다?

 

첨단 기술이 반영된 디지털 카메라는 참 똑똑한 녀석입니다. 하지만, 가끔은 너무 똑똑한 게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지난 개념디카 코너에서 디지털 카메라가 빛을 측정하는 방법, 측광에 대해 다룬 적 있는데요, 간혹 이 측광 자체가 빗나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역광입니다. 역광 하에서 카메라는 피사체의 노출보다 배경의 노출을 우선시하기에 셔터 속도를 빠르게 설정합니다. 그 때문에 빛을 많이 받아들이지 못 해 피사체가 어둡게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역광 외에 디지털 카메라가 노출을 잘못 측정하는 경우가 또 있습니다. 바로 눈밭 / 해변가입니다.

 

▲눈은 빛을 반사합니다. 그래서 노출이 어긋나기 쉽습니다.

 

혹시, 겨울 스포츠를 즐길 때 반드시 선글라스나 보안경을 써야 하는 이유를 아시나요? 눈은 빛을 매우 잘 반사합니다. 그래서 눈을 오래 보고 있으면 반사광 때문에 눈이 금방 피로해지고 경우에 따라서는 눈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디지털 카메라 역시 이 반사광 때문에 노출을 잘못 잡게 됩니다. 즉, 카메라는 눈에 반사된 반사광 때문에 촬영 환경이 너무 밝다고 '착각'해 노출을 일부러 낮추는 것입니다. 따라서 눈밭에서 촬영할 경우 사진이 어둡게 나오는 일이 많습니다. 해변 역시 마찬가지로 모래와 물에 반사되는 빛 때문에 노출이 낮게 잡힙니다.

 

따라서, 눈밭이나 해변에서 사진을 촬영할 때에는 노출보정을 +수치로 둬서 밝기를 조절해 줘야 합니다. 문제는 촬영 환경에 따라 반사광의 양이나 노출이 다른 만큼 노출보정 수치가 정해져 있지는 않다는 점입니다. 설경 / 해변에서 사진을 촬영할 때에는 브라케팅을 사용해 노출이 다른 사진을 여러 매 촬영한 다음, 가장 알맞은 노출보정 수치를 파악해 적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개님디카, 30회에서는 그 밖에 촬영에 도움이 되는 팁을 마지막으로 코너를 마무리짓도록 하겠습니다.

 

차주경 기자 reinerre@i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