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중국 여행

영봉 2006. 5. 28. 21:07

                                 

 

중국 여행(백두산, 북경)

2001. 8. 1.~ 8. 6.(5박 6일)

8월 1일  수요일

  오전 7시에 경남문화예술회관 앞에서 출발하기로 하여 6시 반경에 집을 나섰다. 15분전에 도착하니 아무도 없고 경호관광이라 쓰여진 버스밖에 없다. 여행용 가방을 버스 짐칸에 싣고 차에 올라 출발시간을 기다렸다. 출발 예정시간인 7시가 지나고, 7시 반이 지나도 차는 출발하질 않는다. 두 사람이 아직 나타나질 않아 8시 10분전에야 겨우 출발할 수 있었다. 9시 20분에 김해공항에 도착하여 13시 30분에 출발하는 북경행 비행기를 타기까지는 4시간이나 되는 많은 시간을 공항에서 기다려야만 했다. 출발 두 시간 전 가방을 부치고 출국심사를 끝낸 후 13시 30분 중국국제항공기편으로 김해공항을 이륙했다. 비행기내에서 북경시간으로 한 시간 뒤로하여 북경 현지 시간을 맞추었다. 김해공항을 출발한지 두 시간 후인 14시 30분에 북경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중국 입국 수속을 끝내고 15시 30분 여행사에서 마련한 두 대의 버스에 나누어 타고 북경 시내로 향했다. 15시 55분 荊州府라는 식당에 도착하여 한식으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점심 식사를 끝낸 후 다시 버스 편으로 북경공항으로 향하여 19시에 출발하는 연길행 비행기를 탔다. 김해에서 비행기를 탈 때도 그러했지만 역시 연길행 비행기도 거의 전부가 우리 나라 사람들이다. 비행기는 빈 좌석이 없을 정도로 꽉 찼다. 지금이 피서철 성수기인지라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우리처럼 해외여행을 다니는 모양이다. 거의 두 시간이 걸려 연길 공항에 도착했다. 비행기 트랩을 내려서니 비가 내린다. 10년만에 연길에 오는 셈인데 참 많이도 변했다. 그때는 군용비행장으로 조그만 2층 건물 하나뿐이었는데 지금은 큰 비행장으로 바뀌어 있다. 비행기도 여러 대가 보이고 불빛도 훤하니 밝다. 연길 공항을 나와 호텔로 향했다. 연길의 날씨는 우리 나라 초가을 날씨처럼 약간 서늘했다. 21시 44분 연변대우반점에 도착했다. 호텔 라운지에서 방을 배정(1413호실) 받아 객실로 올라갔다. 호텔은 대체로 깨끗하고 괜찮은 편인데 어쩐 일인지 이 호텔은 마실 물도 주질 않는다. 냉장고에 넣어둔 계산에 포함되는 물밖에 따로 준비해 주지 않았다. 짐을 풀고 샤워를 한 후 2층에 있는 상점에서 부채 등 얼마간의 물건을 쇼핑했다.  룸으로 올라와 하루종일 비행기 여행과 기다림에 지쳐 자정 무렵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8월 2일  목요일

  새벽 4시에 잠이 깼다. 우리 나라처럼 1시간 시차가 있어서인지 새벽 4시라도 어슴푸레 밝은 셈이다. 5시경 세수를 하고 옷을 입고는 호텔 주변에 산책을 나섰다. 우리가 묵고 있는 대우 호텔은 주위에 그리 큰 건물이 없는 걸 보니 연길 후미진 변두리에 있는 것 같다. 산책을 끝내고 호텔로 돌아와 호텔 2층 식당에서 아침을 먹었다. 아침이래야 빵 하나와 고기 한 점, 그리고 좁쌀죽 한 그릇으로 끝냈다. 식사를 마치고 룸으로 올라가 짐을 챙겨 버스에 올랐다. 오늘은 9시에 연변대학에서 특강이 있다. 호텔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연변대학 이공학원을 찾았다. 원장실을 찾아 오학 원장과 인사를 나누었다. 회의실에서 부원장의 1시간 특강을 들은 후에 학생 개개인에게 수료증을 수여했다. 한 사람씩 수료증을 수여 받는 장면을 카메라에 담아 두었다. 원장, 부원장을 모시고 공과대학 건물 정면에서 모두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11시 20분 2시간의 짧은 만남을 뒤로 한 채 용정중학교로 향했다. 윤동주시비 앞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숙연해진다. 2층 기념관을 한바퀴 돌아보고 다시 시비 앞으로 와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12시 5분 용정중학교를 출발하여 도문으로 향했다. 도문으로 가는 도중 東方熊樂園이라는 곰사육장을 들렀다. 7백여 마리가 넘는 곰을 사육하는 곳으로 이곳에서는 곰의 웅담을 주사기로 뽑아 분말로 가공하여 판매를 하고 있었다. 관광객에게 웅담 채취하는 장면을 직접 보여주었는데 인간이 너무 잔인하다싶은 생각이 들었다. 웅담 분말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곰사육장을 떠나 도문으로 향한다. 혜란강을 지나가면서 선구자 노래를 다같이 합창한다. 10년 전 학생들과 함께 왔을 적에 선구자 이 노래를 부를 때는 찡하는 느낌이 왔었는데 이번에는 그런걸 별로 못 느꼈다. 강줄기를 따라 계속 달려 15시 30분 도문에 도착했다. 여기서 만나는 사람 모두가 한국사람이다. 왁자지껄하게 떠들어대는 사람들 틈에 끼어있다 보니 외국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진다. 17시 5분 도문을 뒤로하고 백두산으로 향했다.

  백두산을 가자면 연길을 거쳐야 한다. 연길을 지나 백두산으로 가는 길을 접어들기 전에 시가지의 울퉁불퉁한 도로를 지나니 잘 다듬어진 이차선 도로가 계속 이어진다. 10년 전 이곳에 왔을 때는 비포장 도로였는데 지금은 포장도로인지라 버스는 시원스레 잘 달린다. 안도현 저수지를 지나고 도문을 떠난 지 3시간 좀 넘어 길가에 있는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가운데 한잔에 천원 하는 꿀차로 목을 추긴다. 장사꾼들이 가짜 산삼을 진짜라고 속이며 사기를 권유한다. 이들의 성가신 권유를 뒤로한 채 백두산으로 출발했다. 출발한지 두 시간이 지나 송강 韓立飯店에 도착했다. 도문 출발 시부터 계속해서 내리던 비가 잠시 그치는 사이 식당 밖에서 오늘 잡은 소 한 마리를 바비큐로 해서 즐거운 저녁시간을 가졌다. 밤 9시가 넘은 시간이라 다들 시장하던 참에 맛있는 저녁 식사가 되었다. 소 한 마리에 40만원, 잡아주는데 5만원으로 53명의 인원이 45만원에 소 한 마리를 잡아 파티를 한 것이다. 미처 다 못 먹고 남은 고기는 다음날 점심때 먹으려고 삶아서 가져가기로 했다. 중국에 와서 이렇게 소 한 마리로 잔치도 다 해본다. 저녁식사 후 하늘이 개이더니 달이 보이기 시작한다. 여태 내리던 비로 인해 젖은 도로가 달빛에 환히 비쳐 보인다.

  22시 40분 안도현 이도백하에 도착했다. 延邊工行賓館에 여장을 풀었다. 늦은 저녁을 먹은 탓에 포만감을 느껴 샤워를 끝내자마자 내일은 제발 천지를 볼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며 곧장 잠이 들었다. 

 

                                 8월 3일  금요일

  5시 30분 잠이 깨었다. 밖은 훤하게 밝았지만 하늘은 엷은 구름으로 덮여있다. 아무래도 오늘 천지를 보기는 틀린 것 같다. 호텔 1층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끝내고 7시 47분 호텔을 출발했다. 출발할 때만 해도 흐려있던 하늘이 장백산 입구에 도착하니 쨍하니 해가 났다. 수많은 사람들이 천지와 장백폭포를 구경하려고 입구는 문전성시다. 구경꾼들 중에는 중국 사람들도 제법 섞여있다. 버스에서 내려 빈 버스를 들여보내고 우리는 걸어서 입구를 들어갔다. 다시 버스에 승차하여 20분 가량 달려 천지와 폭포 갈림길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지금까지 맑게 갠 하늘이 어느새 비가 내린다. 여기서 천지는 10.2Km, 온천은 2.4Km이다. 천지를 오르려면 이곳에서 천지까지 오르내리는 찦차를 타야한다. 우리나라갤로퍼 같은 7인승 승합차를 타고 올라가 천지에 내려 30분간의 시간동안 구경을 하고 도로 이 차를 타고 내려오는 것이다. 차 앞 유리창엔 차마다 각각 고유번호가 있고 신청한 순서대로 타게 되어있어 상당시간을 기다려야만 했다. 10시 10분, 이윽고 우리 팀 차례가 되어 6명이 타고 굽이굽이 꼬부라진 길을 따라 천지를 오른다. 예전에는 길이 좁아 오르내리는데 불편함을 느꼈는데 2차선 세멘트 도로를 만들어 킅 불편을 못 느꼈다. 차에서 내려 비를 피하느라 우산을 펼쳐들고 천지를 오른다.  흙에 마사가 섞인 가파른 길이라 오르내리는데 조심하지 않으면 넘어지기 십상이다. 안 그래도 내려오는 길에 미끄러져 넘어졌다. 꼭대기로 불어오는 바람에 우산이 젖혀져 망가진다. 아니나 다를까 전지에 올라서니 구름이 깔려 아래가 전혀 보이질 않는다. 지척을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진하게 깔린 구름 때문에 사진도 제대로 찍지 못하고 내려와야만 했다. 천지로 오는 버스 안에서 오늘 제발 천지를 볼 수 있게 해 달라고 열심히 기도를 올렸건만 허사였다. 구름이 걷혀주길 무작정 기다릴 수는 없어 차가 주차되어 있는 곳으로 내려왔다. 차는 우리가 천지에 오르는 동안 손님을 싣고 오느라 아래로 내려가 올라오는 동안 따끈한 커피 한 잔으로 비바람에 젖은 몸을 데운다. 카메라 배낭은 덮개를 씌웠지만 아무래도 습기가 찬 것 같다.

  11시에 차를 타고 하산하여 일행들이 다 도착하자 11시 33분 주차장에 대기해둔 버스를 타고 장백폭포로 향했다. 비는 계속해서 내린다. 오르는 길 한쪽에 차를 주차해두는 바람에 오르내리는 차들로 길이 막혀 짜증스러웠다. 얼마 안 되는 길을 무려 20분이나 걸려 온천주차장에 도착했다. 시간이 없어 모두들 온천욕은 안 하기로 하고 장백폭포로 향한다. 예전에는 온천수가 나는 곳에서 계곡 왼쪽으로 계속 올라갔는데 지금은 계곡의 다리를 건너 폭포로 가게 되어있다. 도중에 있는 철계단을 올라서니 장백폭포의 웅장한 물줄기가 한 눈에 들어온다. 비가 많이 내린 탓인지 물줄기가 굵다. 카메라를 꺼내어 열심히 폭포의 위용을 담았다. 계곡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 폭포 가까이 다가 올라갔다. 폭포의 물 떨어지는 소리가 크게 들린다. 빗줄기가 점점 굵어진다. 때마침 찍어달라는 사진을 안 찍어 줄 수 없어 비를 맞으며 여러 사람들을 폭포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어주었다. 사진을 찍는 동안 커버를 벗겨놓은 탓에 배낭은 물이 흥건히 젖었다. 카메라를 챙겨 넣고 배낭 커버를 씌우고 버스로 돌아왔다. 천지에서 카메라도 제대로 꺼내보지 못했는데 여기서 그나마 필름 한 통이라도 찍었으니 이걸로도 만족할 수밖에.

  13시 42분 장백산 입구를 떠나 연길로 향한다. 입구 바로 밑에 있는 天池賓館이 보인다. 이 호텔은 10년전 여기서 1박한 곳이다. 문득 그때 생각이 떠오른다. 5분쯤을 달려 白頭山韓食中心에서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고 14시 20분 이곳을 출발하여 한 시간 반을 달려 이북 상품을 파는 금강산매장에 도착하여 매장에 쇼핑도 할 겸 휴식을 취한다. 그런데 이북상품이래야 별로 살 게 없다. 구경만 하고는 16시 45분 매장을 출발하여 연길 시내로 향했다. 길가의 가로수로 심어놓은 버드나무가 인상적이다. 우리 나라 같으면 윗 둥치를 잘라버리는데 여기는 크는 그대로 자라게 한다. 태풍도 잘 안 오는지 쓰러진 나무도 별로 없는 것 같고 치운 흔적도 없어 보인다. 19시 10분 연길에 도착하여 東方美食城이라는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저녁식사를 끝내고 북경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려고 연길 공항으로 향했다. 21시 15분 연길 공항을 이륙하여 북경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다음날 0시 5분. 북경 현지 가이드의 안내를 받으며 공항을 출발하여 01시에 中苑賓館에 당도하여 객실을 배정(1217호실) 받고 곧장 객실로 올라가 샤워를 한 후 하루종일 차 타느라 지쳤던지 이내 잠이 들었다.

 

                               8월 4일  토요일

  5시 10분 잠이 깨었다. 오늘부터 이틀동안 북경에서 관광을 하게된다. 예전에 다 가본 곳을 가게 되지만 그래도 색다른 맛이 있을 것 같아 잔뜩 기대가 됐다. 7시에 호텔 레스토랑에서 간단히 식사를 했다. 8시5분 두 대의 버스에 나누어 타고 지하궁전으로 향했다. 그런데 구경도 하기 전에 博納商場(북경박나옥기성)이라는 옥판매장부터 먼저 들른다. 차에서 내리기 싫어 그냥 앉아 있으려니 모두 다 내려야 한단다. 가이드 말이 국가에서 강제로 들르지 않으면 안되게 되어 있다나. 어처구니가 없어 할 수 없이 매장에 들어섰다. 한 시간 가량 매장 안에서 시간을 보낸 후 버스를 타고 13능 지하궁전으로 향했다.

  10시 5분 지하궁전에 도착했다.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혼잡스럽다. 지하궁전을 보기 위해 성벽위로 줄을 세워서 일렬로 지하궁전 s안으로 들어가게 하니까 한참을 기다려야 할 판이다. 겨우 차례가 되어 안으로 들어가 봐야 사람들 틈에 밀려 볼 것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밀려서 지상으로 올라오는 판이다. 보는 체 마는 체하고는 주차장으로 나와 버스를 타고 昌平友誼商店 안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여기도 다른 곳과 다를 바 없이 식당이 반드시 매장을 거쳐 들어가게 되어있다. 식사를 끝내고 매장 안을 돌아보아도 별로 쇼핑할 만한 물건이 없다. 13시 15분 창평우의상점을 떠나 박람성으로 향한다. 보생당약업유한공사인 박람성에서 화상과 무좀에 대한 설명을 듣고는 만리장성으로 출발했다.

  만리장성으로 가는 길은 예전에 만리장성으로 가는 길이 아니다. 지금은 고속도로가 뚫려 교통이 편리하다. 팔달령으로 오르는 도중에 하차했다. 걸어서 오르는 길은 여기서부터이고 케이블카를 타려면 팔달령까지 가는 택일코스가 있는데 우리는 걸어서 만리장성을 오르기로 하였다. 나씨가 뿌옇게 흐려 시계가 별로 좋지 않아 볼만한 경관도 못되어 작품을 만들만한 소재가 못 되었다. 계단을 조금 오르다 되돌아 내려왔다.

  15시 50분 천단공원에 도착했다. 별로 볼거리도 없었다. 앞문으로 들어가 뒷문으로 나가는 그저 지나가는 관광이다. 1시간 20분 동안의 관람인데 아무 것도 느낀 게 없다.

  18시 25분 傣家村大酒店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식사가 끝나기가 바쁘게 가까이 있는 朝陽극장에서 서커스를 관람했다. 20시 45분 극장을 출발하여 노래방에 들렀다. 하루동안 지친 몸을 노래와 춤으로 잠시나마 만사 잊고 즐겼다. 도중에 한 사람이 분위기를 망치는 바람에 실컷 돋운 흥도 깨어지고 기분마저 망가져 되려 스트레스만 잔뜩 쌓였다.

  23시 호텔에 돌아와 오늘의 불쾌한 일을 육신과 함께 샤워로 깨끗이 씻고 잠자리에 들었다.

 

                                8월 5일  일요일

  어제의 피로가 덜 풀렸는지 5시 조금 넘어 잠이 깼지만 개운하지가 않다. 호텔 레스토랑에서 조식을 끝내고 8시 35분 호텔을 출발했다. 오늘은 자금성을 관람하는 날이다. 천안문광장에 버스에서 내렸다. 수많은 사람들이 붐비는 가운데 광장을 가로질러 자금성 오문으로 향한다. 인파가 붐비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가 없는데 볼거리는 빈약하다. 입구를 들어서서 곧장 가운데 길로만 나가고 양옆의 박물관 보관 유물들은 전혀 볼 수 없으니 그저 자금성 껍데기인 건물만 보고 지나치는 것이다. 자금성 뒷문을 나와 경산공원으로 올랐다. 팔각정에 올랐으나 날씨가 뿌옇게 가스가 차 있어 바로 앞에 있는 자금성마저 제대로 볼 수가 없다. 곧바로 하산하여 뒷문에 주차해둔 버스를 타고 출발하여 북경중의약학원으로 향했다. 이곳에서 중의사에게 집맥을 받아보았다. 날더러 간이 안 젛다며 형압도 좀 높다고 했다. 혈압이 높은 줄은 아는데 간이 안 좋다는 얘기는 금시초문이다. 그러면서 약을 좀 먹으란다. 당장이라도 낫는다면 모르지만 하루 이틀에 해결될 일이 아니라서 권하는 약 조제를 사양했다.

  이화원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중식으로 점심을 먹었다. 15시 14분 이화원에 도착하였으나 별로 볼만한 게 없다. 그저 지나가는 사람들만 쳐다보일 뿐 색다른 구경거리가 없다. 호수의 물도 녹색으로 썩어있는 가운데 중국사람들은 그 물위에 보트를 즐기고 있다. 이화원을 나와 찻집에서 차 맛을 보았다. 우롱차, 보이차, 자스민차, 고전차, 용정차 등의 차맛을 보고 보이차, 고전차와 자스민차를 샀다. 찻집을 나와 근처 한식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호텔로 돌아왔다. 북경에 와서 발 안마를 안 받고는 북경 이야기를 하지 말라나. 호텔로 돌아와 단체로 발 안마를 받으러 갔다. 1인당 2만원. 약 1시간 걸려 발 안마를 받았다. 발 안마를 받아서인지 평안한 잠을 잘 수 있었다.

 

                              8월 6일  월요일

  어제까지의 여행 일정을 모두 마치고 오늘은 북경을 떠나는 날이다. 5시에 기상하여 짐을 꾸린 후 1층 로비로 내려왔다. 식당에서 빵 하나로 간단히 아침 식사를 해결한 후 6시 15분 호텔을 출발했다. 고속도로를 달려 공항에 도착하니 6시 50분. 출국 수속을 끝내고 8시 50분 북경을 떠났다. 5일간의 중국에 머무는 동안 있었던 갖가지 생각들을 되새기며 상념에 잠겨있는 동안 비행기는 12시5분 어느새 김해공항에 도착했다. 대기해있던 관광버스를 타고 진주에 도착한 시간이 15시 10분. 모든 여행 일정이 끝난 것이다.

 

                           여행을 마치고나서

  중국 여행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91년에 처음으로 중국을 여행했을 때와는 모든 것이  너무나 달라졌다.

첫째, 교통편이 많이 달라졌다. 그 당시만 해도 비행기 여행은 힘들었는데 지금은 항공편이 발달하여 여행하기가 수월해졌다. 그때엔 중국과 수교 이전이라 비행기편이 없어 인천에서 배로 여행을 했지만 지금은 서울은 물론이고 부산에서도 북경이나 상해 그리고 서안까지 직항로가 개설되어 있어 여행하기에 아주 편리하다.

둘째, 중국의 교통문화이다. 그 당시에는 북경시내에 자전거 물결이었는데 자동차가 도로를 꽉 메운다. 자전거 전용도로가 차도로 빼앗기고 겨우 편도 1차선만이 자전거 전용도로로 이용하고 있다. 승용차 그것도 외제 고급 승용차가 대부분인데 그만큼 경제성장을 한 것이다.

셋째, 도로개설이 한창이다. 북경 시내는 2008년 북경올림픽 유치를 축하하는 대형 광고가 곳곳에 보이고 쭉 뻗은 도로를 한창 개설하느라 분주하다. 6차선, 8차선 도로에다 입체교차로를 설치하여 교통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려는 노력이 대단하다.

넷째, 북경 시가지에도 고층 건물이 수없이 들어섰고 지금도 한창 공사중인 건물이 많다. 올림픽을 겨냥해 올림픽 타운을 위한 대단위 개발지구도 지정된 모양이고 한층 돋보이는 건축 양식이 눈에 띈다.

다섯째, 전에 없이 공터에 많은 나무가 심겨져 있다. 북경 공항에서 북경 시내로 들어가는 고속도로 양쪽으로 포플러나무가 늘어서 있다. 예전에 보았을 때는 조그만 나무였었는데 10년이 지난 지금은 커다란 어미 나무가 되어있었다. 가지를 자르지 않고 키가 크는 그대로 자라고 있는데 태풍이라도 불어올 때는 쉽게 넘어질 법도 한데 가지런히 질서정연하게 서있다.

  백두산 쪽으로 이야기를 돌려보자. 10년 전 백두산에 갔을 당시에 한국관광객들을 위하여 비행장을 건설한다고 했다. 그러나 아직 백두산 비행장을 건설한다는 소리는 없다. 아무래도 국가이익을 위한 중국정부의 정책인 듯 싶다. 왜냐하면 백두산 바로 아래 비행장을 건설하면 한국 관광객들이 백두산에 올라보고 곧장 비행기편으로 떠나버리기 때문에 쇼핑이나 숙박을 하지 않아 관광 수입이 전혀 없을 것이므로 계획적으로 건설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된다. 관광객이 하루 숙박함으로써 얻어지는 수입이 대단하기 때문이다. 그 당시 비포장도로였던 백두산 가는 길은 지난해에야 완전히 세멘트 포장으로 완공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백두산 입구에서 숙박을 했었는데 지금은 이도백하에 수많은 여관이 들어서 있다. 거의 대부분이 한국 관광객들이라 문전성시를 이루는 것 같다. 북한이 일찌감치 백두산을 개방했더라면 우리가 중국에다 많은 외화를 보태줄 필요가 없는데 무척 아쉽다. 아마 중국이 북한더러 개방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행사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13억이 산다는 중국-정확하게 파악되지 않는 인구라 적어도 15억이 넘을 것이라 한다-이 이렇게 많은 인구를 어떻게 다 먹여낼까? 그러다 보니 잘사는 사람과 못사는 사람의 차이가 너무도 큰 것 같다. 잘사는 사람들은 호텔의 식당이나 일반 식당에서 식사를 하지만 못사는 사람들은 시장이나 길거리의 노점에서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 중국사람들은 식당에서 식사하는데  보통 두 시간 이상이 걸린다. 그만큼 시간적 여유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즐기는 것인지 이해가 안 갈 정도다. 우리가 ‘빨리빨리’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중국인들은 ‘만만디’라고 말한다. 하나도 급할 게 없다는 것이 중국인들의 사고방식이다.

  흔히 중국에는 안 되는 것도 없고 되는 것도 없다고 한다. 안 되는 것도 달러($)만 주면 다 해결되고 되는 것도 트집을 잡아 안되게 한단다. 비행기를 타거나 열차를 타도 제 시간에  출발되지 못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란다. 2․30분 늦는 것은 예사고 열차나 비행기가 출발해야 비로소 출발하는구나 하고 안심을 한단다. 그리고 외국인을 차별화 하여 고궁이나 박물관 같은 곳의 입장료를 더 비싸게 받고 있다. 중국 내에서 외국인이 단독으로 사업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거의 대부분이 중국과 합작으로 사업을 한다고 했다. 북경 시내에 들어서 있는 그리고 지금도 들어서는 고층 빌딩-주로 호텔-은 일본 사람들과 합작이 많단다. 아무튼 중국은 외국의 막대한 자본을 끌어 들여와 가만 앉아서 돈을 버는 것이다.

  돈 버는 것은 특히 중국관광에서 귀찮을 정도다. 중국을 관광하려면 반드시 의무적으로 매장을 들르게 되어있다. 심지어 인원 파악까지 하는 판이니 이들의 상술이 강압적임을 알 수 있다. 게다가 관광 중에 먹는 식사는 반드시 매장을 거쳐 식당으로 들어가게 되어있어 매장을 아 지나갈 수가 없다. 결국 견물생심이라고 상품을 보다보면 하나 둘씩 사게되고 자연히 외화를 낭비하게끔 만드는 것이다. 상품의 질이란 게 좋지도 않고 생활에 그리 보탬도 되지 않아 살만한 것도 별로 없을뿐더러 괜찮은 상품은 너무나 고가여서 살 엄두를 못 낸다. 매장에 들린 김에 선물을 준비하려해도 썩 마음에 드는 물건이 없어 살만한 것이 없다. 매장에 들르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관광 온 것인지 아니면 쇼핑하러 온 것인지 이해가 안 간다. 이러다 보니 관광객과 현지 가이드간에 종종 말다툼이 벌어지기도 한다.

중국. 거대한 땅덩어리의 중국이 역사적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우리 나라와 일본에게 대국으로서의 행세를 하였듯이 지금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어 옛날 그 시절에 누리던 영예를 다시금 누리기 위한 몸부림으로 점점 우리에게 가까워 오고 있다. 그래서 머지 않은 미래에 우리 나라를 능가하는 대국으로서 자부심을 키워가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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