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지리산 산행

영봉 2006. 9. 7. 18:55
 

지리산

토지-왕시루봉-문수대-노고단-형제봉-문수리 

 

새벽 4시에 출발하기로 약속하여 전날 밤 일찍 잠자리에 들었건만 밤중에 몇 차례 잠이 깨는 바람에 2시 넘어 깜박 잠이 들어 깨어보니 3시 반.  부리나케 배낭을 꾸려 약속 장소인 역전으로 향했다. 약속시간보다 20분쯤 늦게 도착해보니 모두들 시간에 맞춰 먼저 나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당초 약속 시간보다 좀 늦은 4시 45분 진주를 출발하여 구례군 토지면 구산리로 향했다. 이른 새벽이라 한 시간 남짓 걸린 5시 55분 구산리에 도착 배낭을 챙겨 왕시루봉(1,214m)을 오르기 시작했다. 몸이 덜 풀렸는지 시작은 약간 힘이 들었다.

6시 35분 참샘에 도착하여 목을 추긴 후 발길을 재촉 7시에 지리산국립공원 구역에 들어섰다. 외인 별장을 오르는 길이기도 하여서 인지 등산로엔 바위나 나무 등걸에 노란 페인트로 표시를 해두어 대체로 등산로가 잘 나 있었다.


  억새풀에 쌓인 3곳의 헬기장을 지나 첫 기착지인 왕시루봉에 오른 것은 아침 8시 12분. 당초 3시간으로 잡은 일정보다 훨씬 빨리 도착했다. 물론 차를 타고 조금 올라오긴 했지만. 왕시루봉 주위가 구름으로 둘러싸여 사방을 분간할 수 없었는데 드디어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8시 25분, 우의를 꺼내 둘러쓰고 노고단으로 향했다. 8시 50분 느진목재를 지나고 10시 35분 질매재를 통과하여 문수대로 향했다. 돼지평전으로 오르는 능선길을 한참 가다가 왼편으로 풀이 많이 나 있는 샛길을 돌아가니 드디어 문수대가 나타났다. 문수대 도착 시간이 11시 35분, 빗줄기는 점점 굵어지더니 바람마저 세게 불어닥쳤다. 문수대 밑에 있는 암자의 천막 아래에 비를 피하며 점심을 먹었다. 흠뻑 비에 젖은 옷을 입은 채라 한기를 느꼈는데 마침 스님이 끓여주는 따뜻한 커피 한 잔을 고맙게 얻어 마시고 12시 10분 노고단 오르기 시작했다.


  비는 그칠 줄 모르고 계속해서 내렸다.

12시 30분 노고단 방송철탑 밑에 도착했다. 능선에 오르자 거세게 비바람이 몰아쳤고 사방은 구름으로 덮여 지척을 분간할 수가 없었다. 비바람이 어찌나 세게 불어 닥치는지 쉴 겨를도 없이 계속해서 형제봉(912m)을 향해 출발했다. 정상부에서 잘 나있지 않은 등산로를 겨우 찾아 하산하기 시작, 형제봉 까지는 3시간이 걸린 오후 3시 반에 도착하여 휴식을 취하고 능선따라 월령봉(745m)을 거쳐 오미리로 계속 종주하느냐, 아니면 문수리로 하산하느냐 갈등 속에서 종주는 시간상 무리라 생각돼 형제봉재에서 문수리로 하산하기로 했다. 4시 45분 드디어 문수리에 도착하여 오늘의 등정을 모두 마쳤다.

계속 내리는 비로 계곡은 물소리를 요란하게 내며 힘차게 흘러내리는데, 그 가운데 우리들은 지친 몸을 담그고 오늘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 보냈다.


  토지에서 노고단까지 9시간 10분이 소요되는 구간을 6시간 만에 오른 셈이고 문수리까지는 약 11시간 40분을 걸은 셈이다. 물론 휴식 시간과 점심시간 약 1시간 30분가량을 포함한 시간이다. 산행 내내 짙은 구름과 비 때문에 주위 경관을 전혀 볼 수 없어 아쉬운 산행이긴 했어도 당초 계획한 산행(문수리에서 노고단을 올라 성삼재까지) 보다 더 많은 시간을, 그것도 두개의 큰 능선을 탔다는 데 더욱 값진 보람이 있었다. 비가 억수로 쏟아지고-이날 지리산엔 집중호우로 입산통제까지 했다는데 그런 줄도 모르고-미끄러운 산길이었지만 무사히 산행을 마치게 되어 산행을 같이한 모두에게 정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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