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조계산

영봉 2006. 9. 7. 19:04
 

조계산

송광사 송광굴목재-야영장-선암굴목재-선암사


  교육대학원 전문상담교사양성과정 야외세미나가 있는 날이다.

초등반, 중등반 두 대의 관광버스를 타고 9시 5분 학교를 출발하여 10시 40분 송광사 주차장에 도착했다. 하차하여 매표소를 지나 송광사에 들리니 겨울철 산사는 고요 속에 이따금 풍경소리만이 손님을 맞는다. 당초 일정은 송광사에서 한 시간 가량 특강을 듣고 점심 식사 후 선암사를 거쳐 낙안읍성을 돌아보고 오는 걸로 되어있었지만 송광사에서 선암사까지 종주하기로 변경되었다. 대부분 등산을 위한 준비를 하고 왔었는데 모두들 산행을 잘 할지 염려스러웠다.


  일부 선생님들은 절에도 들리지 않고 곧바로 산행을 시작했다. 11시 정각에 절 문을 나서 등산 바지에 다운 자켓을 입었으나 신발은 운동화, 거기다 장갑 하나 없이 맨손으로 산을 올랐다. 앞서가는 사람들을 뒤따르다보니 속도가 늦어 남보다 앞서 가기로 하여 바쁘게 걸었더니 숨이 찼다. 송광굴목재 바로 밑 얼음으로 뒤덮인 계단길을 올라 11시 35분 재에 올랐다. 계속해서 길을 재촉해 12시에 야영장 외딴집에 도착했다. 여기서 점심을 먹기로 계획되어 있었지만 한참을 기다려야 했고, 결국 점심을 먹기 전에 하산하기로 하고 갈 길을 재촉하여 선암사로 향했다.


  선암굴목재를 지나서 하산 길로 접어들었다. 어젯밤 눈이 조금 내린 흔적이 보였다. 가파른 돌계단길을 내려오니 추위에 얼어붙은 얼음 사이로 가늘게 분수가 치솟고 있다. 바람에 뿌려진 물방울이 나무가지에 매달려 얼음꽃을 만들었다. 그냥 지나칠 수 없어 가지고 간 카메라를 꺼내 햇빛에 반짝이는 분수를 열심히 찍었다. 오늘 한 장의 사진도 못 찍나 했었는데 다행히 얼어붙은 분수라도 찍을 수 있었으니 얼마나 다행일까? 분수 사진 찍느라고 한 20분쯤 걸렸다.


  12시 40분 선암사에 도착했다. 선암사에도 역시 조용하기 그지없다. 행여 산을 오르지 않고 버스 편으로 넘어온 일행들을 만나는가 싶었는데 아무도 보이질 않아 주차장으로 향했다. 12시 50분 주차장에 도착하니 우리가 차고 온 버스 두 대가 주차해 있었다. 그러나 일행들을 찾을 수가 없다. 식당가를 이리저리 찾아보아도 통 보이질 않아 선암사길상식당에서 혼자 산채비빔밥으로 점심을 먹었다. 일행이 다 오기를 기다려 4시 20분 학교로 향했다.


  오늘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산행을 했다. 보통 3시간이나 걸리는 송광사에서 선암사간 등산 코스를 1시간 30분만에 산행함으로서 나 혼자만의 뿌듯한 만족감을 느꼈다. 누구도 의식하지 않고 혼자 하는 산행은 이런 맛에 쾌감을 맛보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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