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19.
요즘 어떤이는 자신의 건강을 지키려고, 또 어떤이는 자신의 건강을 되찾으려고 산을 찾는다.
그래서 산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웬만한 산에 가면 곳곳에 이정표를 세워 놓아 길을 잃는 그런 일은 거의 없다.
산을 오르다보면 흔히 눈에 띄는 게 울긋불긋한 리플을 만나게 된다.
행여 산을 찾는 등산객들이 갈림길이나 길이 아닌 곳을 잘못 찾아갈까봐 매단 리플은 길을 잘못 들어 한참을 헤매다 이런 리플을 만나면 반갑기 그지없다.
그런데 정작 필요할 때 있어야 할 리플이 아니라 자신이 마치 무슨 영웅이라도 된 듯 여기저기 나무가지에 아무렇게나 매단 리플때문에 산을 찾는 순수한 기분마저 싹 가셔버린다.
꼭 자신이 지나간 길에 흔적을 남겨야 할까?
그도 리플에다 좋은 말이란 말은 다 적었네.
뭣한 사람은 자기 이름 석자까지, 어떤 사람은 쌍으로 이름을 적었다.
영남 지방의 산을 다니다 보면 유난히 눈에 띄는 리플이 있다.
'국제신문 다시찾는 근교산취재팀'이란 리플.
찾아가는 산마다 꼭 이렇게 리플을 달고 다녔어야 하는지...
그것도 '부산일보'랑 경쟁적이다.
이 나무(사진)가 왜 이럴까? 리플 매달 당시엔 이렇게 되리란 생각은 전혀 못 했을 거다.
나무가 자라다 보니 목이 리플에 조인채 견디다 못해 리플을 삼켜버렸다.
윗 부분은 다 죽어가고 있다.
이 아픔을 누가 알까?
어떤 리플에 이런 글귀가 써있었다.
"자연은 있는 그대로 두고 즐깁시다."
맞는 말입니다.
함양 오봉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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