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산"
계절이 쓸어간 황량한 가을 산,
발길에 부스러지는 낙엽은
아픔을 느끼는 듯 아우성치고,
바위틈에 숨어 차곡차곡 쌓인 낙엽은
지나가는 바람에 추워 몸을 웅크린다.
고요한 산중에 기차가 지나가듯
요란한 쇳소리가 한바탕 지나친다싶더니
고함을 지르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듣기 싫어 짜증나는 산중에
그래도 바람은 잽싸게 멀리 날려보낸다.
아직도 불태우지 못한 단풍잎은
반짝거리는 햇빛에 발갛게 물들어 하늘거리고,
아쉬운 작별을 고한 쓸쓸한 넋은 갈 길을 잃고
흐르다 만 웅덩이에서 출렁이며
흘러온 지난날의 추억에 잠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