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선운산

영봉 2006. 8. 4. 22:09
 

선운산

 

 

주말이면 붐비던 산사도

별로 찾는 이 없는 고요한 산중에

포근히 적셔주는 여름 한낮 보슬비가

선운산을 가만히 찾는다.


도솔암 오르는 길섶에 무리 지어

옷도 걸치지 않은 채

알몸으로 하늘을 향한 상사화

영롱한 붉은 빛은

아마도 수줍음일레라.


고요한 산중에 들리는

스님의 염불소리에

숙연히 머릴 조아리며

마음속으로 기도를 올린다.

행복 하라고

행복하게 해 달라고.


단풍나무 잎사귀에 떨어지는 빗소리는

계절이 바뀌는 걸 한탄하듯

토닥거리며 아양을 떨고,

바위를 감돌며 흐르는 물은

나그네의 발길을 재촉한다.


올 겨울 예쁜 꽃을 피우기 위해

선운사 동백 잎은 한창 윤기가 나

벌써부터 동백꽃이 그리워지고.

여름이 가는걸 아쉬워하는 나비는

비를 맞으면서도

이 꽃 저 꽃으로 바삐 날아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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