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산
주말이면 붐비던 산사도
별로 찾는 이 없는 고요한 산중에
포근히 적셔주는 여름 한낮 보슬비가
선운산을 가만히 찾는다.
도솔암 오르는 길섶에 무리 지어
옷도 걸치지 않은 채
알몸으로 하늘을 향한 상사화
영롱한 붉은 빛은
아마도 수줍음일레라.
고요한 산중에 들리는
스님의 염불소리에
숙연히 머릴 조아리며
마음속으로 기도를 올린다.
행복 하라고
행복하게 해 달라고.
단풍나무 잎사귀에 떨어지는 빗소리는
계절이 바뀌는 걸 한탄하듯
토닥거리며 아양을 떨고,
바위를 감돌며 흐르는 물은
나그네의 발길을 재촉한다.
올 겨울 예쁜 꽃을 피우기 위해
선운사 동백 잎은 한창 윤기가 나
벌써부터 동백꽃이 그리워지고.
여름이 가는걸 아쉬워하는 나비는
비를 맞으면서도
이 꽃 저 꽃으로 바삐 날아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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