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적석산

영봉 2006. 8. 4. 22:29

 "적석산 정상에서"

 

 

재로 올라가는 길.

  한적한 도로를 따라 땀을 뻘뻘 흘리면서.

    누가 오라해서 가는 것도 아닌데

      혼자서 흥에 겨워 힘든 줄 모르고 산길을 오른다.


산중턱에 자리잡은 마을을 지나고 재에 오르니

  어서 산꼭대기에 오르고 싶네.

    진달래 꽃봉오리는 어느새 봄소식을 알려주고

      나뭇가지 사이로 부는 바람은 언 땅을 녹여준다.


정상이다.

  사방이 한 눈에 든다.

    북쪽의 여항산과 오곡산, 그리고 저 멀리 자굴산은

      엊그제 내린 눈을 하얗게 이고 있고,

        동쪽의 진동만과 남쪽의 배둔, 그리고 당동 앞 바다의 출렁이는 파도가

          햇빛에 부서져 빤짝인다.



뿌연 가스가 낀 하늘이지만

  가까이서 줄지어 늘어선 산들이 웅장한 자태를 뽐내며 우뚝 서 있고,

    태양은 구름 조각 속에 숨어

      여러 가닥으로 조명등처럼 빛을 내리쏟는다.


산상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세상.

  조그만 장난감처럼 바쁘게 움직이는 차들.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은 도대체 뭐가 저리도 바쁘게 움직여야만 하는가?

      나 역시 그처럼 살고 있지만

        이 순간만은 한가롭게 여유를 즐기며 이상향을 그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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